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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좌파와 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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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좌파와 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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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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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 성남미래정책포럼 이사장

‘좌파’와 ‘우파’라는 표현은 프랑스 혁명으로부터 유래됐다. 1789년 루이 16세는 175년 만에 삼부회의를 소집하고 귀족의 면세특권을 박탈해 재정 파탄을 모면하려 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봉건 군주에 저항하는 시민대표와 귀족, 성직자 간 대립으로 세 신분을 대표하는 삼부회의는 와해됐고 이것이 곧 프랑스 대혁명의 서막이 됐다.

당시 회의장에서 왼쪽에는 혁명의 주도파가 앉고, 오른쪽에는 왕권의 지지파가 자리했던 연유로 오늘날까지 좌파는 진보, 우파는 보수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경제정책에서는 왼쪽이 정부 개입과 분배를 중시하고, 오른쪽이 시장과 효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세계무대에서 온 나라가 경쟁하는 현실에서 이런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좌우 불문하고 어디에 앉든 국민 모두를 부유하게 하는 정책이 가장 절실하다. 그 해답을 역사적 경험에서 찾는다면 오른쪽이 왼쪽보다 더 풍요로운 성과를 가져온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중국마저도 시장이라는 오른손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는가. 그렇다고 오른쪽이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기에 선진국들도 대부분 시장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면서 풍요의 꿈을 실현시켜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아직도 정치이념이나 인기에 편승해 왼쪽을 기웃거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분배나 경쟁여건의 악화로 사회적 불만이 누적되고 경기침체로 일자리마저 줄어들면 그런 유혹에서 더욱 벗어나기 힘들다. 최근 우리가 처한 상황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단기적으로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 부자 증세 등은 상당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의 생태계를 훼손해 오히려 정책 의도와는 상반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고용을 축소하고 이 땅을 떠나겠다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또 하나의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 정책이 정치 이념으로부터 탈피해 경제주체가 자생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소득과 고용이 지속적으로 창출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와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돼야 한다. 규제 혁신을 통해 경제주체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인(動因)을 부여하고 산업의 대외 경쟁력에 대한 큰 비전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왼쪽의 꿈인 복지와 분배의 개선도 경제 활성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기회의 확대가 있어야만 실현될 수 있다.

경제는 결코 법이나 명령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모든 경제주체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설령 왼손으로 국내 기업을 다스린다 해도 대외여건은 오른손의 힘으로 작동한다.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은 필요하지만 오른손의 움직임을 지나치게 제약하면 왼손이 추구하는 가치마저 실현되기 어려워진다.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 왜 오른쪽이 왼쪽보다 부유한가를 살펴봐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성남미래정책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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