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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1석 3조 고사리의 놀라운 3가지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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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1석 3조 고사리의 놀라운 3가지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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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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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경기도 남양주시 농업회사법인 하늘농가(주) 대표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산과 들에 지천으로 널린 나물을 뜯어 먹었다. 먹을 것이 귀한 예전에야 나물만큼 향기롭고 맛있는 게 어디 있었을까. 그러나 아무리 맛있는 나물도 하루 이틀이지 며칠 지나면 물리게 마련이다. 그래서 냉장고가 없던 그 옛날 오래도록 먹기 위해 지혜를 모아낸 게 바로 묵나물이다.

‘묵나물’이란 묵은 나물이라는 뜻으로 생채를 말리거나 약간 삶아서 말려두었다가 이듬해 조리하여 먹는 나물을 말한다. 이런 나물가운데 봄철에 꺾어 데친 후 말려서 사계절 내내 제사음식, 비빔밥, 육개장, 찌개, 볶음 등 요리에 요긴하게 사용되는 민속 나물이 고사리다.

고사리는 이듬해 묵혀 먹어도 햇나물에 비해 맛과 향이 떨어지지 않는데 특히 햇나물이 나오기 이전인 겨울철에 먹는 고사리는 그 맛이 유별나게 느껴진다. 이런 고사리는 예로부터 제상을 받으러 온 귀신도 다 좋아해서 제상에 빼놓지 않고 올려놓았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몹시 즐겨 먹는 음식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같다.

고사리는 전세계에 군락(群落)을 만들어 자생하는 다년생 양치류로 번식력이 왕성하다. 우리나라는 경북 영덕, 경남 남해, 전남 구례, 전북 남원, 제주 등지가 주생산지다. 세계적으로는 일본, 중국, 사할린, 유럽, 캄차카 등지에 분포한다.

양지나 음지, 건조하거나 습지 등 환경조건이 나쁜 곳에서도 잘 생육하지만 토양이 오염된 곳에서는 생육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고품격 친환경 농산물이다. 생고사리는 줄기가 너무 길지 않고 적당하며, 굵기가 통통한 것을 채취해야 한다. 잎이 크게 피지 않고 주먹처럼 감겨 있는 어린 순을따야 먹을 때 부드럽다.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불릴 만큼 단백질, 칼슘, 비타민A, 철분, 섬유질 등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고사리의 칼슘은 몸속에 쌓인 나트륨을 배출해주고 혈액순환을 개선한다. 비만과 당뇨, 고혈압, 잠을 못 이루는 불면증 해소에 효과가 있다. 중국의 춘추시대에 백이(伯夷), 숙제(叔齊)가 고사리를 먹고 연명하였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생선조림에 넣으면 비린 맛을 잡아주고 쫄깃한 식감을 더해 준다.

고사리 뿌리에는 전분이 43% 함유되어 과거 기근이 심할 때는 녹말을 채취해 구황(救荒)식품으로 떡을 만들어 먹었고, 풀 재료로도 이용해 왔다. 또 뿌리는 약용으로 해열, 이뇨, 설사 등에 사용했다.

이렇게 좋은 고사리나물이 2000년대 들어 조리하는 시간이 길고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소비량이 줄고 있다고 한다. 육류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고사리나물은 건강식이며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 웰빙식품으로 꼭 먹어야한다.

정부는 자생식물 가운데 으뜸인 고사리를 소득 전략 작목으로 집중 육성해야한다. 고사리 재배지는 논이나 밭 같은 경작지에서 재배하기보다 산에서 재배한 것이 바람직하다. 산지 재배의 장점은 우선 산이란 청정하고 신선한 느낌으로 경작지에서 재배한 고사리보다 월등한 소비와 가격 경쟁력이 높다.

특히 소나무류 솎아베기 지역에 심을 수 있어 산림경영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산채류이다. 그리고 고사리는 군락을 형성하여 뿌리가 토양을 흡착하는 능력이 뛰어나 산불피해지, 산사태피해지 등 훼손지 복구에도 우수한 식물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할 환경보전 및 오염저감 대책에도 최적의 작목이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브라질의 아마존처럼 한반도 산야에 울창한 고사리 군락지가 조성되어 공기정화, 산사태예방, 자연경관보호 등 공익적 기능으로 우리 삶에 큰 혜택을 주었으면 한다.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고사리를 간편식 가정식 대체제품(Home Meal Replacement) 으로 연구 개발해야한다. 소비자들이 추가적인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편리하게 연중 상시적으로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고사리는 국민건강기여, 농가소득증대, 지구자연보호 등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귀한 자원이다. 한류 활성화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고유의 전통식문화인 고사리나물도 그 영역을 넓혀갔으면 한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고화순 경기도 남양주시 농업회사법인 하늘농가(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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