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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국민예비군제 강화를 통한 순차적 모병제 전환과 선순환경제 연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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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국민예비군제 강화를 통한 순차적 모병제 전환과 선순환경제 연계 방안
  •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 승인 2021.10.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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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국방정책의 실용주의적 접근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은 징병제를 위협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되고 있다. 병무청은 ‘저출산 현상’으로 인한 인구절벽이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가고 그만큼 국토방위에 나설 군인은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오는 2032년부터 연간 필요한 현역 병역지원을 충원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세 남성 인구는 2020년 33만3000명이지만 2037년 이루에는 20만 명 이하로 급감한다.

이런 추세를 볼 때 모병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군 인력에 대한 변화가 올 것으로 예단하고 있다. 5~10년 후 인구 감소로 병력 부족을 야기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모병제가 논의되고 있다. 단계적 모병제와 함께 선진적 예비군 동원 제도를 검토해야한다는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2020년 현역병의 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의 군소요 24만6000여명 중 각종 특기병 등 모집병 비율은 53.4%인데 이를 60~70%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육군의 경우 현역 19만 6,200여명 중 모집병(특기병) 비율은 47%가량이다. 병무청은“올해 3,213명 중 1,805명이 취업에 성공한 취업맞춤 특기병을 네년에는 5,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병역을 경험한 국민들은 개인의 전투수행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다. 사실상 현재의 병역기간은 전문적인 현대군인을 육성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앞으로 더욱 더 전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동원병력 이상으로 육성되기도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향후 군의 현역 병력은 100% 모병제를 통해 충원 될 것이고 징집병의 비율을 선제적으로 줄여나가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선제적 행동은 인구절벽에 따른 수동적인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한 국방인력의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말하고 있다. 적정 소요 군인의 수에서부터 병력에 대한 사회적 형평성의 문제, 국방의무와 연계된 예비군제의 재편과 운영, 청년실업 및 유기적 사회 연계방안 등 새로운 시각에서 국방인력의 충원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 3년의 병력의무는 젊음을 희생시킨 어쩔 수 없는 국가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군 생활이 시간이 낭비되는 희생이 아닌 효율적인 인생을 설계하는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는 개념을 가진다면 군 자체의 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회로부터 전문 인력을 충원하고 군에서부터 다시 사회의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대에 있어 군을 하나의 사회구조로 인식하는 것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숙련된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청년세대에 대한 사회 재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부여하는 방법이 요구된다.

일본 자위대의 근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병제에 의한 사병 유입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군대에서 보기 힘든 군대의 고령화를 겪는 중이며 통계적으로 자위대 전체 병력의 3분의 1가량이 40대 이상이라는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같은 모병율로는 징병제로 바꾸지 않는 이상 더 심각한 인력부족과 고령화 사태가 벌어질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질적 저하를 유발하고 있다. 자위대 간부 대상으로 조사에서 절반도 안 되는 인원만 학사 학위가 있는 수준이었고 대부분은 고졸이다. 그리고 석사 학위 보유자는 5%이하에 불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위대 내에서도 교육이나 지식에 대한 경시가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사관학교 생도들이 엘리트로 구성되었으며 이곳에 들어가려면 대단히 공부를 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고 한국의 사관학교도 꽤 공부를 잘하지 않으면 입학하기 힘든 것과 일본은 다르다. 정말 심각한 문제로 자위대는 2014년부터 모든 부서가 목표 병력을 충원하는데 실패하고 있으며 특히 해자대의 경우에는 목표하는 모병율에 60%도 못 채우는 심각한 병력 미달상황에 놓인 상태이다. 한국과 비슷하게 인구의 고령화, 모병가능 인구의 축소 등이 겹친 영향도 있지만 군대 말고도 선택지가 많은 상황이 현 일본국민이 군대를 선택할 매력 자체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크다. 그리고 이 문제는 위에 언급한 군대의 고령화 등에도 영향을 주어 자위대 전체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군대에 대한 전 근대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다. 한 나라에 군대가 없으면 이상적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이를 수동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군대를 유지하기 위한 모든 활동이 경비로 지출되는 소모성 예산에 불과한 것이 된다. 하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접근한다면 하나의 경제 주체로 인식하고 사회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한 나라의 군대는 경제 주체로서 국가발전의 중요한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군대의 모든 분야를 고도화해야 한다. IT를 비롯한 첨단과학기술이 우선 적용되는 군 장비의 특성을 최대로 살리기 위해 인력 교육이 인증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증이 사회에서 인정되는 구조를 만든다면 군 경력이 프래미엄으로 작용되고 군의 인력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군대가 경제 주체로서의 전통적인 역할은 군납물품의 유통이다. 군대의 모든 분야를 고도화해야 하는 것에는 이러한 전통적 분야도 해당된다. 군대에 납품된 물품이 공식적으로 인증되는 자체 품질인증제도의 도입이다. 이는 과거 군납비리의 문제해결을 넘어 경제주체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하는 방안이 된다. 자체 품질인증제도의 도입을 위해 인증기술과 구매 등의 전문적 시스템을 동시에 도입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 차원에서 본다면 군 의료체계의 개선과 방역시스템의 구축 역시 일반 사회와 연동되어 발전시켜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군대를 경제주체로 인식하고 이에 소요되는 인력의 사회진출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예비군 제도를 재편성하고 확대 시행하여야 한다. 모병제의 확대는 결국 국방의무에 대한 국민의식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우리가 남북통일을 이룬다 하여도 여전히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는 국방의 문제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그러므로 예비 병력의 크기는 전쟁을 억제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예비군 병력은 2020년 기준 275만 명에 이르고 이는 세계2위 수준이다. 2020년 GFP(Global Fire Power) 발표에 따라 대략적으로 각국의 예비군 현황을 보면 베트남이 예비역 500만명 현역 50만명이고, 3위로 인도가 예비역 210만명 현역 120만명, 4위 러시아가 예비역 200만명 현역 85만명이다. 참고로 북한이 예비역 50만명 현역 120만명, 중국은 예비역 50만명이고 현역 230만명에 이른다.

예비군 훈련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첨단 모의전투 훈련장을 확대하여야 한다. 이는 전투훈련이 여가생활과 연결하여 병영캠프를 통한 전력강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원훈련과 소집훈련을 각각 연 1회만 실시하여 실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특수병과와 간부교육인 경우는 훈련비가 충분히 지급되어야 한다.

여성도 병역의무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모병제가 완전히 정착한다는 것을 전제 한다면 기초군사훈련이 점진적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되어 국민예비군에 편입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남녀불평등 문제와 더불어 사회적인 남녀의 차별문제와 논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모병에 있어 여성의 비중을 늘려야 하고 군대 내의 뿌리 깊은 남녀차별 문화 역시 종식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때 방산비리문제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였었다. 미국의 민간 군사력 평가기관 GFP(Global Fire Power)에서 2020년 발표된 우리나라의 세계 군사력 순위는 인도, 일본에 이어 6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국방예산은 52조 8,401억 원이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국방비가 사상 처음 40조원을 넘었고 불과 4년 만에 12조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이는 연평균 7% 이상 증가한 수치이고 2017년 군사력순위 11위에서 5단계나 올라섰고, 2019년에 비해서도 1단계 상승했다. 그러나 핵무기를 가진 북한은 25위로 전년도보다 7단계 하락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각국의 군사비 지출에선 한국이 10위임에도 한국의 군사력은 6위다. 한편으로 국방비를 다른 나라에 비해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라는 평가도 나올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국방 조직을 국가경제에 대한 재생산 구조로 재편하고 그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순차적 모병제 전환, 국민예비군제 강화, 방위산업의 발전, 군납의 혁신적 경제 참여 등은 국가 선순환 경제의 계획 아래에서 효율적으로 실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에게 국방예산은 소모적 경비로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군대를 국가경제의 한 단위로 인식하게 됨으로써 경제 선순환 구조 정착을 비롯한 남녀차별을 불식시키는 사회적 효과까지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영향력을 새롭게 시작하는 대한민국의 군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waterwra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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