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기상이변에 농민들 '가슴앓이'
상태바
기상이변에 농민들 '가슴앓이'
  • 전국종합/ 김윤미기자
  • 승인 2021.10.21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을 장마에 늦더위까지 겹쳐
병해 창궐 배추밭 냉해 걱정도
병들어 버려진 배추들. [연합뉴스]
병들어 버려진 배추들. [연합뉴스]

올 가을은 농민들에게 유독 가혹한 계절이다.

가을장마와 때아닌 늦더위가 이어지다가 일부 지역의 최저기온이 10월 중순으론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이변에 가까운 날씨로 작물들이 상품성을 잃고 작황마저 나빠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농산물 소비 부진과 가격 폭락, 인건비 상승으로 농민들은 작물 수확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전국 농가에 가득해야 할 풍년가 소리는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실정이다. 영서 내륙 가을배추 주산지인 강원 춘천시 서면 신매리는 이맘때면 출하를 앞둔 배추들이 진한 녹색을 뽐낼 시기지만 푸르러야 할 밭의 절반 이상이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가까이서 배추를 살피니 배추 겉잎이 끝부분부터 갈색으로 바짝 말라 있었다. 배추에 발생하는 병해인 '잎끝마름병'이었다. 농민 정모 씨(75)는 "이렇게 배추가 형편없이 망가진 건 처음"이라며 "일찍 심은 배추부터 늦게 심은 배추까지 4958.7㎡(1500평) 밭에 병이 싹 돌았다"고 토로했다.

이상고온은 어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남 해남 곱창 김 양식 어민들은 9월 초부터 10월까지 이상 고온이 이어지며 작황이 좋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김발에는 엽체가 거의 달라붙지 않았고 일부 엽체는 검붉은색에서 황백색으로 변하는 황백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0일 고랭지 채소밭이 모여있는 홍천 내면 율전리에서는 길가의 자투리 밭부터 멀리 들녘까지 무가 나뒹구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병해로 질이 나쁜 무가 아니었다. 냉해 발생 전에 가격 폭락과 인건비 상승으로 출하 포기하고 내다 버린 무이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서울 기온이 64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전국에 '깜짝 한파'가 닥쳤다. 18일 새벽 이곳의 기온은 영하 3도까지 떨어졌고, 무청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버린 냉해로 상품 가치가 떨어졌다.

[전국매일신문] 전국종합/ 김윤미기자
kym@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