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비가 흩날리는 장마철이면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비가 올 때면 무릎 통증이 심해지니 우스갯소리로 ‘무릎이 기상청보다 정확하다’고 할 정도다.
장마철에 무릎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이유는 기압과 습도 때문이다. 장마철은 다른 때보다 기압이 낮은데 공기 압력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무릎 관절 매부 압력이 높아지는 바람에 무릎이 부어 오르고 통증이 가중된다.
높은 습도와 에어컨 찬 바람도 무릎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특히 차가운 바람에 무릎이 노출되면 조직이 굳어지며 무릎 속 윤활액이 줄어들어 무릎의 움직임이 뻑뻑해지고 통증이 심해진다.
따라서 장마철에는 아무리 더운 날이라 하더라도 실내온도를 26도 내외로 유지하여 실내외 온도 차가 너무 심하지 않게 조절해야 하고 습도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로 관절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것도 통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무릎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때에는 통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릎 부상을 입었거나 퇴행성 관절염 등이 발병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로 세간의 인식과 달리 반드시 노년층에게만 발병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활동량이 많아 무릎이 손상되었거나 좌식 생활 습관 등 무릎에 좋지 않은 자세를 자주 취할 경우, 젊은 사람에게도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활동을 한 후에만 무릎 통증이 나타나고 때로는 무릎이 붓기도 한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면 이러한 증상이 개선되기 때문에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자각하기란 매우 어렵다. 시간이 지나 연골이 손상되기 시작하면 충분히 쉬어도 통증이 밤낮없이 지속되고 계단을 오르거나 할 때 무릎 속에서 뭔가 소리가 들리는 듯한 증상도 나타난다.
관절염을 방치해 연골이 완전히 손상되면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가급적 초기에 병원을 찾아 비수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초기 퇴행성 관절염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을 진행하여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연골이 손상된 상황에서는 연골재생주사 등을 활용해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연골 조직의 재생을 촉진할 수 있는 성분의 약물을 주입하여 자연 치유가 어려운 연골을 강화할 수 있다.
치료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일상 생활 속 습관을 개선해야 무릎 건강을 더욱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에는 반드시 체중 감량을 해야 하고 무릎 주변의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수영 등의 운동을 시작해 무릎 관절의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 또한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등 무릎에 부담이 가는 자세를 피해 무릎 조직의 추가 손상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이지동 보라매 이정형외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