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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마잉주 내달 초 만날듯"…대만 대표적 친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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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마잉주 내달 초 만날듯"…대만 대표적 친중파
  • 이현정기자
  • 승인 2024.03.27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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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내 엇갈린 시각…"양안 긴장 완화 기대" vs "中 통일전선 전술 동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 회동. [대만 연합보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 회동. [대만 연합보 캡처]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내달 1∼11일 중국 방문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홍콩 명보와 대만 연합보 등 중화권 매체 보도에 따르면 대만 내 대표적인 친중파로 통하는 마 전 총통이 방중 기간 베이징을 찾는 내달 8∼9일 시 주석과 회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 청년 대표단과 함께 방중할 예정인 그는 '갑진년 청명 황제(黃帝) 제사'와 광둥성과 산시(陝西)성에 이어 베이징에서 뿌리 찾기(尋根)와 교류 활동을 할 예정이다. 베이징 체류 기간엔 만리장성을 찾고 베이징대에서 연설도 한다.

그는 지난해 3월 말에도 중국 당국 초청에 응해 이른바 '성묘 여행'을 한 바 있다. 이는 1949년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쫓겨간 이후 74년 만에 이뤄진 전직 또는 현직 대만 총통의 첫 중국 방문이었다.

마잉주재단 샤오쉬천 사무총장은 "마 전 총통의 이번 방중은 중국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히고 시 주석과의 회동에 대해선 "아직 조율 중이며 확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양안(중국과 대만)의 두 정상인 마 전 총통과 시 주석이 분단 66년 만인 2015년 11월 7일 상가포르에서 만났으며 이는 역사상 중대한 사건이었고 이를 통해 양안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대만 국민당의 라이스바오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마잉주-시진핑 2차 회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만 총통부 린위찬 대변인은 25일 마 전 총통의 중국 방문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히고 "마 전 총통의 개인 일정 및 계획을 존중한다"며 방중 일정상 안전 등에 대해 필요한 협조를 할 것이라고 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과 차이잉원 총통(앞줄 왼쪽 3, 4번째). [대만 총통부 캡처]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과 차이잉원 총통(앞줄 왼쪽 3, 4번째). [대만 총통부 캡처]

친중 국민당 소속인 마 전 총통은 재임 기간인 2008∼2016년 중국과 밀월 관계를 유지했으나, 후임으로 친미·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연임하면서 양안 관계는 급랭했다.

중국은 차이 총통 집권 8년 동안 당국 간 접촉을 아예 중단했다.

중국은 재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 삼아 사실상 침공을 염두에 둔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했는가 하면 대만해협 무력화 시도를 지속하면서 안보 위기를 고조시켜왔다.

중국은 지난 1월 13일 총통선거에서 민진당의 3연임 성공으로 오는 5월 20일 라이칭더 총통 취임이 예정된 가운데서도 대만 압박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실제 지난달 14일 대만 최전방 도서인 진먼다오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중국 어민 사망 사고를 계기로 중국이 대만의 해당 해역 기존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 도발적 조처를 이어가고 있어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리창 총리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그 이전까지 대만과 관련한 '조국평화통일프로세스'(祖國和平統一進程) 대신 평화를 삭제한 '조국통일대업' 표현을 쓴 데서도 중국의 대만 정책이 '강공'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리옌 대만 국민당 부주석. [대만 자유시보 캡처]
샤리옌 대만 국민당 부주석. [대만 자유시보 캡처]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를 인정하는 국민당 세력과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그렇지 않은 민진당 측과는 소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중국이 국민당 샤리옌 부주석의 작년 12월에 이은 지난달 26일, 그리고 지난 13일 방중을 허락한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대만 내에선 마 전 총통의 내달 방중이 양안 간 정치·경제·안보 위기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지만, 친미·독립 세력인 민진당을 배제하고 친중 세력과만 소통하겠다는 중국의 야욕을 경계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대만 싱크탱크 '대만 브레인 트러스트'(臺灣智庫)의 우써즈 자문위원은 "청명 황제 제사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주관하는 행사로 시 주석이 주창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이념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서 "마 전 총통이 여기에 참석하는 건 중국의 통일전선 전술 활동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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