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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장애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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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장애인의 날
  • 김주현기자
  • 승인 2024.04.2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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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경찰, 서울 고속터미널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 중 최루액 뿌려
서울경찰청, 사과·재발 방지 약속··· 2018년 법원 국가 손해배상 책임 인정
이동우, 문학야구장서 시구 펼쳐··· 망막색소변색증으로 2010년 실명 판정

스타벅스, 10년 새 장애인 바리스타 5배 늘어나··· 법정 의무 고용률 3.1% 웃돌아
한화그룹 금융계열 5개사, 장애인 채용인원 235명··· 디자이너·사무보조 등 업무 맡아
KT&G 상상마당 홍대 '우수 유니버설 관광시설' 선정··· 관광약자 시설 접근성 높여

한덕수 국무총리 '제44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참석··· 장애인 공공일자리 확대 보장
서울시, 장애인복지예산 역대 최대 규모 1조 6천363억 원 투입··· 매년 평균 11% 늘려
경기도, 장애인 정책 5개년 계획 수립 발표··· 2조 9천215억 원 투입해 65개 정책 추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4년 4월 20일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장애인의 날

지난 2014년 4월 20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장애인의 날'과 '평등'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14년 4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에서 고속버스 탑승을 시도하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에게 경찰이 최루액을 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14년 4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에서 고속버스 탑승을 시도하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에게 경찰이 최루액을 쏘고 있다. [연합뉴스]

● 경찰 '장애인의 날' 열린 시위서 최루액 사용··· 이동우, 시각장애 이겨낸 감동 시구
2014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 관련 단체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버스 탑승 시위를 벌였으나 경찰이 불법집회라며 최루액을 사용했다. 

100여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420 장애인차별공동투쟁단' 등 장애인 170명과 비장애인 30명은 4월 20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오후 12시 20분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출발하는 20개 노선 고속버스 승차권을 구매해 탑승을 시도했다. 이들은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 결의대회'를 연 뒤 고속버스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장비가 없는 것을 규탄하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현장에 배치된 경찰 12개 중대 900여명은 이들이 버스터미널 내에서 단체로 이동하는 과정이 불법 집회라고 보고 해산을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계속 버스 탑승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해산 명령에도 시위대가 흩어지지 않자 진압 과정에서 최루액을 사용했으며 시위대는 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시위를 주도하던 김도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직실장은 안성행 고속버스 위에 올라갔다가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고 10여분만에 버스 아래로 내려왔다. 진입을 막던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대학생 2명과 장애인단체 관계자 1명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14년 4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에서 고속버스 탑승을 시도하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이들은 이날 부산·대구·세종시행 버스에 총 200좌석을 예매했다. [연합뉴스]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14년 4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에서 고속버스 탑승을 시도하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이들은 이날 부산·대구·세종시행 버스에 총 200좌석을 예매했다. [연합뉴스]

이후 4월 25일 서울경찰청은 ‘장애인의 날’에 벌어졌던 장애인 최루액 난사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서울경찰청장은 현장 지휘관의 판단으로 일부 과격 행동하는 참가자에게 최루액을 사용하였지만 세심한 배려가 없어 장애인들까지 맞게 된 데에 유감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2018년 4월 18일 경찰이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장애인 시위자들에게 최루액을 뿌린 행위에 대해 법원이 국가의 손해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부장판사 문혜정)는 18일 장애인 인권 단체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 3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각각 100만 원씩 총 3,3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2014 인천장애인AG 홍보대사 이동우씨가 2014년 4월 20일 프로야구 SK와 KIA의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서 힘차게 시구를 하고 있다. [2014인천장애인AG조직위 제공]
2014 인천장애인AG 홍보대사 이동우씨가 2014년 4월 20일 프로야구 SK와 KIA의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서 힘차게 시구를 하고 있다. [2014인천장애인AG조직위 제공]

한편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홍보대사 이동우씨가 2014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SK와 KIA 경기에서 시각장애를 이겨낸 감동의 시구를 펼쳤다. 이씨는 이날 대회 마스코트 저노피, 드노피와 함께 마운드에 올라 포수 쪽으로 정확하게 공을 던졌다.

이씨는 지난 2004년부터 망막색소변색증으로 시력을 잃기 시작해 2010년에는 실명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장애에 굴하지 않고 ‘슈퍼맨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철인3종 경기 완주, 재즈앨범 발매, 창작연극 ‘내마음의 슈퍼맨’ 공연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가운데)와 임직원이 창경궁에서 야생화를 심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가운데)와 임직원이 창경궁에서 야생화를 심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 스타벅스, 장애인 고용 500명 넘어섰다··· 한화 금융계열, 의무고용인원 초과 달성
스타벅스 코리아(대표이사 손정현)가 지난해 처음으로 스타벅스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파트너 수가 500명을 넘어섰다.

224년 4월 18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장애인 바리스타를 처음 채용한 이후로 꾸준히 채용 인원을 늘려온 결 과 2007년 1명이던 장애인 바리스타는 2014년 100명을 넘겼으며 지난해에는 511명으로 그 수가 10년 만에 5배로 늘어났다.

511명의 파트너 중 430명은 중증, 81명은 경증이다. 고용 인원 계산 시 중증 장애를 두 배로 계산하는 법적 장애인 채용 기준을 적용하면 장애인 파트너는 941명에 이른다. 지난해 말 스타벅스의 장애인 고용률은 4.3%로 법정 의무 고용률인 3.1%를 웃돌았다.

특히, 스타벅스는 장애 정도에 구분 없이 동등한 승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511명의 파트너 중 49명이 점장, 부점장 등 매장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입사한지 10년이 넘은 장기 근속 파트너도 36명에 이른다.

스타벅스 바리스타.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바리스타.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장애인의 날을 나흘 앞둔 4월 16일에는 사내 대표 커뮤니케이션 제도인 ‘스타벅스 디스커버리’에 장애인 파트너 20여 명을 초청했다.

16일 대표이사와의 대화에서 파트너들은 근무환경 개선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며 손정현 대표는 조속한 시일 내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장애인 파트너가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장애인 파트너가 근무하고 있음을 알리는 탈부착 가능한 POS 안내문을 배부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스타벅스가 장애인 파트너의 근무 만족도 향상과 소속감 고취를 위해 진행한 일련의 활동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500명이 넘는 장애인 파트너와 함께 할 수 있었다”며 “장애인 파트너가 근무하기 좋은 환경은 물론 고객 역시 이용하기 편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번째)가 2013년 4월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본사에서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왼쪽에서 네번쨰)과 장애인 고용증진 업무협약식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번째)가 2013년 4월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본사에서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왼쪽에서 네번쨰)과 장애인 고용증진 업무협약식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5개사(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앞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을 초과 달성했다고 2024년 4월 18일 밝혔다.

5개사의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은 총 225명이며 채용 인원은 이달 기준 235명이다. 모두 한화금융계열사가 직접 고용한 형태다. 장애인들은 바리스타, 헬스 키퍼(시각장애 안마사), 사무보조, 디자이너, 어학강사 등 업무를 맡았다. 

 KT&G가 운영 중인 복합문화예술공간 KT&G 상상마당 홍대가 서울관광재단의 '2023 우수 유니버설 관광시설'에 선정됐다고 2024년 1월 8일 밝혔다. [KT&G 제공] 
 KT&G가 운영 중인 복합문화예술공간 KT&G 상상마당 홍대가 서울관광재단의 '2023 우수 유니버설 관광시설'에 선정됐다고 2024년 1월 8일 밝혔다. [KT&G 제공] 

한편 KT&G가 운영 중인 복합문화예술공간 KT&G 상상마당 홍대가 서울관광재단의 '2023 우수 유니버설 관광시설'에 선정됐다고 2024년 1월 8일 밝혔다. 

KT&G 상상마당 홍대는 장애인 통행이 편리한 접근로와 엘리베이터, 장애인 전용 주차장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춰 이용자 편의 증진과 관광약자들의 시설 접근성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 유니버설 관광시설에 뽑혔다.

이 밖에도 KT&G는 장애예술인 작품 전시회 '오버 더 레인보우'를 2018년부터 진행하며 관광약자에 대한 인식 및 문화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관련 인쇄물에 점자를 병행 표기하고, 영상물 내 수어와 자막을 제공하는 등 관광약자들도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KT&G 관계자는 "앞으로도 KT&G가 운영 중인 전국 상상마당과 상상플래닛에서 이동약자들의 편의성을 높여 가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024년 4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024년 4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尹 정부 “연내 장애인 건강보건관리계획 수립”··· 서울시·경기도, 정책예산 늘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24년 4월 18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4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우리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장애인이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정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이 없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며 "장애인 권리는 더 넓게 보장하고, 돌봄 부담은 덜어내는 다양한 정책들이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해 수립한 제6차 장애인정책 종합계획에 따라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되는 장애인 개인예산제, 6월부터 시행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형 통합돌봄 등을 소개하고 "올해 안에 장애인 의료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장애인 공공일자리를 확대하고, 공공부문의 의무 고용률도 현장에서 잘 지켜지도록 해 장애인의 자립을 힘껏 뒷받침하겠다"며 "생애 발달과정에 맞는 맞춤형 교육 지원을 고도화해 장애인 학습권을 더욱 보장하겠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4년 4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 '2023 동행서울 누리축제'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4년 4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 '2023 동행서울 누리축제'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올해 장애인복지예산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6천363억 원을 투입한다고 4월 17일 밝혔다. 시 총예산(45조 7천405억 원)은 지난해보다 1조 4천500억 원가량 줄었으나 장애인 복지예산은 1천263억 원(8.4%) 늘어난 수치다. 오세훈 시장이 민선 8기로 취임한 2021년 이후 매년 장애인 관련 예산은 평균 11%씩 늘었다.

현재 시에 등록된 장애인은 전체 인구의 4% 수준인 38만9천592명으로 올해 예산은 장애인 1인당 약 420만 원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장애인복지 관련 예산 중 가장 큰 비중(38.6%)을 차지하는 것은 '장애인활동지원급여'로 지난해보다 566억 원 늘어난 6천321억 원을 책정했다. 수급자는 올해 기준 2만6천176명이고 10∼20대가 전체 수급자의 37.6%를 차지한다.

최중증 장애인 2천668명에 대해서는 서울형 급여를 추가로 지급한다. 장애인 거주 시설과 환경 개선에는 총 44억 원을 투입한다. 올해 총 4개 장애인시설에 대한 환경개선에 35억 원을 투입하고 2028년까지 31곳 리모델링을 끝낼 계획이다.

경기도도 2028년까지 모두 2조 9천215억 원을 투입해 65개 장애인 정책을 추진한다. 도는 2024년 4월 18일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제44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장애인 정책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장애인 정책에는 장애인 일자리 지원(3천961억 원), 도비 장애수당(978억 원), 재활시설 훈련 기회수당(156억 원), 장애인생활체육 프로그램 지원(75억 원) 등이 포함됐다.

민선 8기 역점사업인 장애인 기회소득에도 500억 원을 배정한다. 장애인 기회소득은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스스로 운동 목표를 등록해 1주 최소 2회 이상, 1시간 이상 활동하면 월 5만 원을 전액 도비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김동연 지사는 "장애인 5개년 계획은 경기도 장애인 정책에 큰 지침과 방향이 될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장애인 인권헌장의 마지막 13번째 조항에 따라 경기도정을 펴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인권헌장의 마지막 조항은 '장애인의 특수한 욕구는 국가정책의 계획단계에서부터 우선 고려되어야 하며, 장애인과 가족은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 결정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이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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