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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김포금쌀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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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김포금쌀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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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4.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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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경기도 김포는 5,000년 전부터 벼농사를 지어 온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1991년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에서 발견된 탄화미는 지금으로부터 약 5,000∼3,000년 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충청남도 부여는 약 2,600년 전, 경상남도 김해는 약 1900년 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유서가 깊다. 김포지역의 쌀은 신석기 후기 양쯔강 중․하류 지역에서 해류를 타고 황해를 건너 하류인 김포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벼농사는 넓은 김포평야에서 시작돼 한반도 남부로 전파된 셈이다.

김포는 서해안을 낀 반도성 기후가 가을철 낮과 밤에 일교차를 만들어 내 벼의 결실에 좋은 여건을 주고 있다. 벼가 익기 위해서는 21∼23℃의 적정온도와 6∼10℃의 적정 일교차를 요구하는데, 김포의 가을철 평균온도는 22℃이고, 일교차는 10℃를 유지하고 있다.

또, 홍수로 한강 상류에서 운반해 온 토사가 쌓여 평야를 형성하면서 땅이 비옥하다. ‘메수수도 3년 심으면 차수수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모든 곡식이 김포 땅에서 자라면 맛이 좋아진다는 데에서 생긴 말로 김포 땅이 비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조선 중종 때인 1530년 이행, 윤은보 등이 편찬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당시 김포지대(현 영등포구와 양천구, 강서구, 부평구, 인천서구, 계양구, 부천시)를 두고 ‘북쪽으로는 땅이 넓고 기름져 백성이 살기 좋은 곳’으로 기록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 인천, 부천시로 편입되고 김포반도만 남아 4,000여ha에서 벼가 재배된다.

김포쌀은 2002년부터 ‘김포금쌀’로 명칭을 통일해 사용해 오고 있다. 예전에는 ‘김포감쌀’, ‘김포검쌀’등 제각각 불려왔다. 김포금쌀은 옛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진상미로 오천 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김포금쌀의 품종은 추청(아끼바레)과 고시히카리, 참드림이 대표한다. 김포금쌀은 쌀알의 투명도가 높고 밥을 했을 때 윤기가 있으며 밥맛이 매우 뛰어난 강점이 있다. 더욱이 김포의 고시히카리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쌀 평가에서 우수브랜드로 연속 6회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밥맛을 자랑한다.

김포금쌀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만큼‘최초’라는 타이틀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신김포농협 RPC는 2007년 밥맛 좋은 고품질의 추청(아끼바레)과 고시히카리 쌀을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품질혁신단지를 조성했다. 토양오염차단, 농약안전사용준수, 이력추적 등 엄격한 품질과 안전성 관리 통해 전국 최초로 고품격의 브랜드 쌀‘G+ -199Rice’를 탄생시켰다. ‘G+ -199Rice’는 중금속 2종, 농약 197종 등 199가지의 각종 유해 요소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치의 2분의 1 이내로 관리된 가장 안전한 쌀로 경기도지사가 인증한 프리미엄 쌀이다.

김포금쌀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2011년 ‘지리적표시제’를 인증받았다. 김포금쌀의 브랜드인지도 향상과 고품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확보한 것이다. 지리적표시제란 특정 지역의 명성 등 지리적 근원에서 그 지역을 원산지로 하는 상품임을 명시하는 제도다. 다른 곳에서 함부로 김포금쌀 상표권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권리도 부여돼있다.

우리 민족에게 수천 년 동안 쌀은 생명을 잇는 극상(極上)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귀하고 맛있는 쌀이 안타깝게도 현대인들에게 더 이상 주식이 되지 못하고 있다. 서구화된 식단변화와 살을 뺀다고, 입맛이 없다고 하루에 한 끼밖에 밥을 먹지 않는 찬밥신세가 되었다.

세상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쌀은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인 라이신 등 영양소가 균형 있게 함유돼있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매우 유익하다. 최근 소비가 늘고 있는 현미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비만과 변비를 예방해주고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크며, 소화 흡수를 지연시키므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최근 김포시가 쌀이 아닌 서울시 편입 문제로 화제가 됐다. 정치적인 문제는 모두 제쳐두고라도 김포금쌀의 운명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있어 서운했다. 개발도 중요하지만, 쌀은 우리의 주식이자 생명이다. 쌀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우리 농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치열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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