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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희의 알수록 더 맛있는 반찬이야기] 가장 부드럽고 맛있는 새우젓 애호박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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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희의 알수록 더 맛있는 반찬이야기] 가장 부드럽고 맛있는 새우젓 애호박볶음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4.04.2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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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희 대한민국 기능한국인 가평군 녹선대표

‘호박이 떨어져서 장독으로 굴러 들어간다.’는 속담이 있다. 뜻밖에 이익이 되는 일이 생겨서 그것이 제 주머니 안으로 저절로 들어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의미다. 호박에 관한 길몽은 뿌듯한 기분과 물질적 풍요로움을 암시하며, 일 년 농사나 사업에서 큰 재물을 획득하게 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호박은 의지가 없거나 못생김 등의 대명사로 우리나라에서는 쓰이지만, 유럽에서는 호감 있는 사람, 혹은 애인, 손주나 자식 등을 부르는 애칭으로 사용한다.

호박은 박과의 덩굴성 한해살이식물이다. 호박꽃은 암꽃 수꽃이 따로 피는 꽃이다. 호박의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이 약 9,000년 전부터 재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이후 중국으로부터 들어와 전국 각지에서 고루 재배되고 있다. 애호박은 주로 경기 평택, 강원 춘천․화천, 충북 제천, 경북 영주 등지에서 생산된다. 따뜻하고 서리가 없는 날씨에서 잘 자라며 비옥하고 수분이 풍부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호박은 여러 가지 품종이 있는데, 성숙의 정도에 따라 애호박과 늙은 호박으로 구분한다. 반찬용으로는 애호박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늙은 호박은 전체 호박 생산량의 20% 정도에 그친다. 여름철 뙤약볕 아래서도 말라 죽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애호박은 더위를 이기는 대표적인 채소이다.

애호박은 식이섬유, 미네랄, 단백질, 탄수화물(당질), 칼륨, 인, 비타민A, 비타민C 등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당질, 비타민A와 C가 풍부해 소화 흡수가 잘 돼 위궤양 환자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아이들 영양식이나 이유식으로도 좋고 시력 보호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또 칼륨이 많아 나트륨 배출에 좋으며 심혈관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애호박 씨에 들어 있는 레시틴 성분은 치매 예방과 두뇌 개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애호박이 위와 비장을 보호하고 기운을 더해준다고 기록돼 있다.

애호박은 작고 연두색이면서 표면이 윤기가 있고 흠집이 없으며 꼭지가 신선한 상태로 달려 있는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크기에 비하여 무거운 것일수록 맛이 좋다. 잘랐을 때 씨앗이 너무 크거나 누렇게 들뜬 것은 오래된 것이며, 손으로 눌러 보아 탄력이 없는 것은 바람이 든 것이므로 피한다.

애호박은 새우젓 호박볶음, 호박선, 호박전, 호박지짐이, 호박찜, 호박찌개, 된장찌개, 청국장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가늘게 썬 호박 채는 국수장국이나 수제비 등의 고명으로 얹기도 한다. 고지를 만들어 정월보름과 겨우내 가장 많이 먹는 나물이다. 새우젓을 넣고 조리하면 호박이 물러지지 않고 뭉그러지지 않는다. 늙은 호박은 부기 제거에 효과적이며, 호박죽 등으로 만들어 먹는다. 단맛이 강한 단호박은 찌거나 구워서 먹기도 하고 떡,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먹거리에 첨가돼 이용된다.

초보 주부들이 가장 쉽게 인기 있게 만드는 요리가 새우젓 애호박볶음이다. 우선 요리할 때 애호박을 깨끗한 물로 씻어 주고 표면에 생기 물기를 가볍게 닦아 낸다. 호박은 0.5cm 두께의 반달 모양으로 썰어 소금을 살짝 뿌려 20∼30분 정도 둔다. 붉은 고추는 둥근 모양이 되도록 끝부분부터 얇게 썰어 둔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불에서 새우젓을 볶은 다음 호박을 넣고 부드럽게 볶아 낸다. 호박이 어느 정도 볶아지면 마늘을 넣어 살짝 볶다가 불을 끄고 붉은 고추, 들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한 번 살짝 볶아 내면 부드럽고 맛깔스러운 새우젓 애호박볶음이 완성된다.

남은 애호박은 비닐랩으로 감싸서 냉장고 신선실에 넣어두면 2주일 정도 보관할 수 있다. 그냥 키친타월에 싸서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진 곳에 두면 1주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애호박은 덜 자란 호박이다. 요즘은 하우스 재배로 일 년 열두 달 마트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 그렇지만 7∼8월이 제철이다. 제철에는 다 먹을 수 없어 얇게 썰어 말려 겨우내 두고 나물을 해 먹는다. 4계절 가리지 않고 우리 식단에 많이 오르는 국민 채소다. 우리와 비슷한 농산물 생산 여건을 가진 이웃 일본에서는 단호박이 많고 애호박은 찾기 힘들다. 애호박과 함께 다가오는 여름을 이겨내 볼까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송금희 대한민국 기능한국인 가평군 녹선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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