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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군사실무회담부터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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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군사실무회담부터 준비
  • 이신우기자
  • 승인 2018.01.10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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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L 상호비방 중지·충돌행위 방지 등도 의제될듯

 국방부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10일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송영무 장관과 대북 전문가로 통하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 주관 아래 군사당국회담의 격과 의제 등을 설정하기 위한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측 방문단의 규모가 먼저 정해진대로 군사실무회담을 북측에 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내주 중으로도 예측되지만 북측 방문단의 규모가 정해져야 하므로 시기는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사실무회담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격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며 "그러나 당장 격을 높여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군사실무회담을 먼저하기로 결정을 했다면 회담 제의 전화통지문은 북한의 복원 조치로 이날 오전 8시부터 정상 가동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하게 된다. 서해 통신선은 2016년 2월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를 취하자 북한이 반발해 단절됐으나 북측의 복원으로 1년 11개월 만에 연결됐다.

 군사실무회담이 열리면 의제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방문단의 육로 통행 및 신변안전보장 문제를 우선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합의된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은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고, 남측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스포츠 행사를 위해 대규모 북측 방문단이 내려오는 만큼 육로 통행 수단이나 통행방법, 통행절차, 방문단이 쓸 통신수단 등 실무적으로 협의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방문단이 군사분계선을 통해 우리 측으로 내려올 것으로 보여 이와 관련한 통행절차와 안전보장 조치들이 우선 협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초부터 3월 중순 전후까지 북한 방문단이 통행할 것으로 보이는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상호비방 중지와 우발적 충돌행위 방지 문제도 실무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MDL 이남 최전방에는 신형 고정식 24대와 기존에 가동해온 고정식 10여 대 등 30여 대의 대북 확성기가 가동되고 있다. 이 확성기를 통해 날씨와 뉴스, 음악 등이 북쪽으로 송출되고 있다.

 북한도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북측지역에서 듣지 못하도록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남북은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고 북한 방문단의 안전 통행 보장 등을 이유로 최소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는 확성기 방송을 상호 중지하는 방안도 의제로 올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상호 완전히 중단하는 문제는 군사실무회담의 범위를 넘어서는 의제"라면서 "이런 문제는 남북 장성급회담 등에서 다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 측은 군사실무회담이 열리면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을 평창올림픽 이후로 조정해 실시하기로 한 한미 간의 합의사항을 북측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남북 군사 당국간 만남이 평창올림픽을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넘어 한반도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장성급 또는 고위급 군사회담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남북이 2004년 6월 4일 제2차 장성급군사회담을 통해 합의한 '서해 우발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일대 선전활동 중지'에 관한 합의가 사실상 폐기 상태인데 이를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서해 우발충돌방지를 위한 합의사항을 2008년 5월부터 준수하지 않았고, 북한의 천안함 어뢰 공격으로 MDL 일대의 선전활동을 재개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설악산에서 무박2일간 5차례에 걸친 밤샘 마라톤협상 끝에 타결된 양측 함정간 핫라인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어선 불법조업 정보교환 등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격을 높인 군사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한의 비핵화와 한미 연합훈련 문제 등에 있어 양측의 입장차가 극과 극이어서 성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전날 종결회의에서 남측 언론에 비핵화 관련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정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실무회담 이상으로 격을 높인 군사회담으로 이어질지 예단할 수 없다"면서 "북측 방문단의 안전 통행을 위한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이 격이 높은 군사당국간 만남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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