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총부채상환비율 40% 강화
전세금액이 높은 매물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과 같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40%로 강화됐다. 주택담보대출이 1건 이상 있는 경우라면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이 비율은 30%로 더 낮아졌다.
이 때문에 매수자들은 초기 투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전세 보증금이 높은 매물을 먼저 찾는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89㎡의 경우 현재 매매가가 9억 5000만∼9억 7000만 원 선에 이른다.
매수자가 기존 대출이 없어 LTV를 최대 40%까지 적용받는다 해도 대출 가능금액은 최대 3억 8000만 원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주택형의 전셋값은 4억 7000만 원 선으로 매수자 입장에서 전세금이 높은 주택을 사면 최대 1억 원 가까이 매입 금액을 줄일 수 있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이 막히다 보니 요즘은 월세가 꼬박꼬박 나오는 집보다 전세금 높은 매물이 더 먼저 팔린다”며 “월세가 많고 보증금이 낮은 매물은 아무래도 후순위로 밀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마포·용산구 등 강북 도심권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다.
매매가 대비 전세 보증금 높은 아파트를 골라 매수해 매입 주택수를 최대한 늘리는 전문 ‘갭투자족’이 굳이 아니더라도 1∼2년 뒤 입주할 잠재 실수요자조차 대부분 전셋값 비싼 매물부터 선호한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인근 전용 80㎡ 아파트 매매가가 8억∼8억 3000만 원으로 대출 가능 금액이 3억 2000만∼3억 3000만 원인데 전셋값은 현재 5억 5000만∼5억 6000만 원으로 2억 원 이상 높다”며 “8·2 대책 이후 갭투자 수요가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갭투자를 원하거나 당장 입주가 어려운 실수요자들은 보증금 높은 매물을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용산구 한남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도 “최근 한남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지에 투자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대출이 안돼 매수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며 “월세가 있어 보증금이 낮은 주택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