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일꾼 어떤일이든 잘하길”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최북단 서해5도 주민들도 이른 아침부터 긴 투표 행렬을 이뤘다.
인천시 옹진군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3개 유인도 등 113개 섬만으로 이뤄진 옹진군 투표소는 덕적도 6곳·백령도 4곳·자월도 4곳·연평도 2곳 등 25곳에 마련됐다.
섬 지역이어서 고령자가 많은 데다 해병대도 주둔하고 있어 투표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옹진군 선관위는 보고 있다.
또 대청호 연안마을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은 배를 타고 옥천읍 제2투표소인 죽향초등학교를 찾아 투표했다.
높은 산과 호수 사이에 고립돼 있는 이 마을은 바깥세상과 연결하는 육로가 따로 없어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린다. 주민들은 철선을 이용, 폭 500m의 대청호를 건너다니면서 생활한다. 5가구 주민 대부분 사전투표했고, 이날은 2명만 투표에 참여했다.
이들은 선착장에 도착한 뒤 배에 싣고 온 오토바이를 타고 약 3㎞ 떨어진 투표소로 향했다. 주민 권병학씨(71)는 "투표소 가는 길이 멀지만, 우리지역 살림을 책임질 일꾼을 뽑는 데 참여하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울산에선 100세 어르신이 한 표를 행사하는 등 유권자의 발길이 투표소로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중구 우정동 제3 투표소에는 백발의 김두애 할머니가 투표했다. 1917년 7월생인 김 할머니는 올해 100세로 울산에서 10명 미만인 100세 이상 어르신 중 한 명이다. 김 할머니는 "'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투표했다"며 "새 시장과 구청장은 어떤 일이든 잘해나가길 바란다"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충남 논산시 연산면 제1투표소가 설치된 연산초등학교에는 인근 한학마을 서당 훈장 가족이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갓을 쓰고 흰색 도포를 입은 유복엽(79) 큰 훈장 등 양지서당 가족 4명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서당을 나섰다. 유 큰 훈장은 "정직하고, 착하고, 일 잘하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