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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탑에 온기가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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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탑에 온기가 가득하길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17.12.1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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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희망나눔 캠페인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이웃사랑의 지표인 ‘사랑의 온도탑’이 요즘 좀처럼 온기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
 
‘희망나눔 캠페인’은 정부가 공인한 기부창구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매년 연말이면 개최하는 행사로, ‘2018희망나눔 캠페인’은 지난달 20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희망나눔 캠페인을 위한 ‘사랑의 온도탑’은 서울 광화문광장을 시작으로, 전국 17개 시·도에 세워졌다.
 
3994억 원의 기부금 모금을 목표로 세워진 올 사랑의 온도탑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나눔의 주인공’이란 의미를 담아 ‘사람 인(人)’ 형태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목표액의 1%인 39억9400만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오른다.
 
이번 캠페인은 한 통화 당 3000원을 기부하는 ARS 전화와 건당 2000원이 부과되는 문자메시지로 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로도 납부가 가능하고, 사랑의 열매 로고가 붙은 물품의 판매 금액 일부도 자동으로 기부금으로 적립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국민들이 어렵게 모은 성금을 엄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저소득층 생계 지원과 교육·의료·안전 분야 등에 활용하기로 했다.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IMF이후인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사랑의 온도탑 캠페인은 2000년과 2010년을 제외하고 매년 100도를 넘겼다. 지난해에도 걱정과는 달리 108.1도로 100도를 훌쩍 넘었다, 그러나 올 해는 국민들의 기부심리 위축으로 지난해보다 기부가 15~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5일 현재까지 서울 광화문에 세워진 온도탑은 30도를 밑돌았다. 모금액 목표치를 100도로 놓고, 이날까지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이 같은 온도 수치는 지난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도나 낮은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기부금을 받아 화화생활에 탕진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과 일부 단체의 그릇된 기부금 집행으로 인한 사회적인 부작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최근 국민들의 기부 심리에 거부감을 준 사례는 지난해 터진 ‘국정농단 사태’라고 한다.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많게는 수백억 원을 기부했다가 국정농단에 연루,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면서 올 기부문화에 악영향을 미쳤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 매출 기준 국내 상위 500대 기업 중 기부금 내역을 공시한 257개 기업의 1~3분기 기부금 집행 규모는 총 97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1299억 원에 비해 13.4%나 감소한 수치다.

또, 기부단체인 ‘새희망씨앗’의 기부금 비리가 발생, 이 단체 관계자가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돕는다며 4년여 간 5만여 명으로부터 기부금 명목으로 126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9월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특히, 딸 친구를 유인해 성추행 및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영학이 12억 원대 후원금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불경기 속에서도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십시일반 기부한 돈이 엉뚱한 곳에 사용되면서 국민들의 기부 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했다. 그래서 국민들의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2017 사회조사 경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기부경험자는 26.7%로, 2011년 36.4%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앞으로 기부의향이 있는 국민 역시 41.2%로, 2011년 45.8%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 없음’이 57.3%, ‘관심 없음’이 23.2%, ‘기부단체 신뢰 못해’가 8.9%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기부 경험자에 의한 기부는 활성화 되는 등 기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1년간 기부 경험자의 연간 기부횟수는 8.7회로, 2년 전 7.7회보다 늘었으며, 연간 1인당 평균 기부금도 31만원에서 37만8000원으로 증가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기부문화 환산을 위해 무엇보다 모금단체의 투명성과 기부 및 모금단체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경제적 어려움에 의한 기부 기피는 당장 해결이 어렵지만 기부경로의 61%를 차지하는 모금단체의 신뢰성 개선 방안은 명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비영리기관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가이드스타 관계자는 기부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재부정보 요약과 재무정보 국세청 공시, 외부감사보고서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재무정보의 투명성을 올리기 위한 ‘시민들에 의한 대중감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가장 낮은 곳에도 기쁨과 희망을 전하기 위한 ‘사랑의 종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지속되고 있는 경제 불황과 각종 사회문제로 모두가 어려운 요즘, 사회적 약자를 위한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통한 훈훈한 나눔 문화가 우리 사회 곳곳에 전파될 수 있도록 사랑의 온도탑에 온기가 가득 넘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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