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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잃고 사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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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잃고 사는 사회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8.02.27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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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은 희망과 기대가 충만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삶에 자신을 잃고 지쳐있어 팔자를 뒤집는 '복권' 한 장에 꿈과 희망을 걸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으니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청소년들은 오로지 좋은 대학 가기를 꿈꾸고 좋은 직장 얻기에 희망을 걸고 있으나 머지않아 희망이 물거품이 되는 좌절의 쓴맛을 보아야 하는 사회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부를 창출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으며 이 사회가 무엇인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늪으로 빠져 들어가는 절망의 시간 속으로 떠밀려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자기 자신을 잃고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난 대선 때, 누구나 희망과 감동을 얘기했다. 그리고 그 희망과 감동이 승리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았었다. 그러나 1년이 다되어가는 오늘, 우리사회를 이끌어간 힘은 희망과 감동이 아니라 절망과 증오였다고 말하고 있다.

 

분단된 조국에서 남북으로 갈라서 지역이 동서로 갈리더니 그것도 모자라 보수와 진보가 갈라서는 남남갈등이 정치권을 넘어 이웃과 가족까지 갈라놓는 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동자와 농민의 시위, 파업을 주업으로 생각하는 노동단체, 전국 어느 곳 하나 조용한곳이 없다. 시청과 도청은 매일같이 시위대의 스피커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늘 그랬듯이 정부와 국회의 한심한 모습 등, 뭐하나 시원한 구석이 없는 세상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렇게 사회는 혼란스러워졌고 일부에서는 그 절망과 증오를 부채질하듯 증폭시키기에 바빠 깜작깜작 놀라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요즘 들어 "그때가 좋았지" 라고 회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때는 성취감도 있었다고 말한다. 요즘과 비교하면 그때가 좋았다고 하는 이유는 요즘처럼 짜증만 나는 세상이 아니었기에 말이다.

 

비록 인권이 탄압 받고 독재가 지배하는 숨막히는 사회였지만 우리 국민들은 TV에 비춰진 하루가 달라진 경제성장이란 희망을 먹고살았기 때문이다. 수출 100만 불 시대라고 들떠야 했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고층빌딩이라도 들어서면 환성이 터지고, '수출만이 살길이다' 는 구호로 연일 밤낮을 일을 가리지 않고 일하면서도 피곤한 줄 모르고 희망이 충만했던 시대였다.

 

그런 사람들이 지난해 수출액이 얼마 늘었다고 해도 아무런 관심도 없는 것 같고, 그 시대 난리를 부렸던 무슨 대형 프로젝트도 이제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렇게 본질보다는 외형만을 따지고 있는 것이 시대적 배경 탓이고 이 나라를 이끌고 가는 위정자들의 잘못된 사고와 의식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절망과 증오만이 저잣거리에 회자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렇게 이 사회는 희망을 던져줄 수 있는 이를 갈망하고 있다. 심지어 영화배우나, 가수를 희망으로 바라보며, 스포츠 선수들에게 희망을 찾아 방황하면서 우리에게 희망을 줄 영웅(英雄)을 찾고 있는 것이다.

 

사회는 누군가 현자(賢者), 혹은 성인(聖人), 그것도 아니면 이 사회를 리드할 영웅이 나와 사람들을 이끌어 주기를 원하고 있다. 과거에 대한 회고는 미래에 대한 검증이어야 한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의 사고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당장 밥을 굶어서가 아니다. 당장 삶을 마감할 정도로 절박하지도 않다. 다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를 봐도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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