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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회의원 300명 지금도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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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회의원 300명 지금도 벅차다
  •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정선담당
  • 승인 2015.07.30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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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발(發) 국회의원 증원 논란에 정가가 시끄럽다.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국회의원 정수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내년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를 획정하는 과정에서 의원 정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에 부딪쳐 있는 것이다. 여당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먼저 정하고 그에 따라 의원 정수를 조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의원 정수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동시에 정하자며 서로 부딪치고 있다고 한다.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최근 정원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자 새누리당이 곧바로 ‘개악’이라고 반박하는 등 지금까지 상임위와 정개특위에서 조금씩 다뤄지던 문제가 여야 전체가 관여하는 공론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새정치연합 혁신위가 발표한 안은 국회 총예산 동결을 전제로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69명으로 확대하는 안이다. 의원수를 늘리더라도 총예산을 확대하지 않는 만큼 ‘기득권을 내려놓고 일하는 국회’로 변화시키는 개혁안이라는 것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의석수를 늘리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기보다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오픈프라이머리) 정치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반박하고 있다.이와 같이 여야가 국회의원 정수 조정을 놓고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내년 총선에 적용할 지역구 선거구획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된 국회 정치개혁특위도 여야 간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개특위에서 새누리당은 헌법재판소가 ‘표의 등가성’ 원칙에 따라 인구편차를 3대 1에서 2대 1로 줄이도록 결정한 취지를 최대한 존중해 ‘조정 대상 선거구’를 최소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기존 행정구역상의 자치 시·군·구가 ‘지역적 독립성’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므로, 헌재의 결정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선거구를 분할·재조정해 보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이는 정수 조정 문제 연장선상에서 새누리당은 현행 지역구(246명) 숫자와 틀을 가능한 한 유지하자는 것이고, 새정치연합은 지역구의 밑그림을 전반적으로 다시 그려보자는 것이다. 또 헌재 결정에 따라 선거구 획정을 하면 지역구 의원 숫자가 적게는 한 자릿수에서 많게는 두 자릿수까지 늘 수밖에 없는데, 그에 따라 여당은 비례대표(현행 54명)를 줄여 의원정수를 유지하자는 쪽이고, 야당은 지역구 의원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비례대표도 늘리자는 것이다.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은 만큼 의원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자는 여당의 주장과 헌재 결정에 따른 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지역구가 늘어나는 만큼 전체 의원정수를 늘리자는 야당의 주장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야당의 주장이 논리적으로 많이 궁색해 보인다.새정치연합은 현행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가 인구수(인구 16만명에 국회의원 1명)에 비해 적다고 하고 있으나 미국은 인구 3억2000만명에 하원의원 435명(인구 76만명당 1명), 일본은 인구 1억2000만명에 중의원 480명(인구 26만명당 1명)으로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가 절대 적지 않다. 또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증원 근거로 지역구 의원 숫자를 현실적으로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2대 1로 맞추기 위해 369명이라고 밝힌 것도 억지스럽기는 마찬가지다.논란이 확산되자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가 나서 ‘혁신안은 의원 정수 늘리기보다는 승자독식 선거제도 혁파를 위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에 초점이 있다’는 식으로 해명에 나섰으나 파문은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300명이라는 국회의원 숫자도 많다고 여기고 있다는 점을 새정치연합은 명심해야 할 때이다.그러나 의원 수를 늘린다고 해서 국회가 더 효율적으로 움직인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게 우리의 솔직한 현실이다. 의원들이 국민들을 위해 할 일은 안 하고 제 밥그릇만 지키려는 상황에서 의석수를 늘리는 것은 오히려 국가적인 폐해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정치개혁이 아니라 개악(改惡)일 뿐이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지금 300명의 의원들을 감당하기에도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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