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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부동산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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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부동산 산업
  • 전하진 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
  • 승인 2018.11.1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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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우리 사회는 닷컴열풍에 휩싸였었다. 강남 테헤란로에는 우후죽순 닷컴 회사들이 생겨났고, 코스닥의 대장주들은 수십 내지 수백 배 상승하며 롤러코스터 장을 이끌었다. 당시 한글과컴퓨터 대표였던 필자도 500원도 안 되던 한컴의 주가가 5만8천원까지 치솟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그 이후 광풍이 꺼지면서 주가가 폭락하면서 벤처기업인들이 사기꾼으로 몰리고 투자자들의 피해도 상당했다. 그러나 그런 버블논란에도 불구하고 20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은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부나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들도 인터넷은 몸의 일부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이제 또 다시 블록체인 기술이 또 다른 광풍을 만들고 있다. 아마도 인터넷보다는 그 충격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등 다른 기술과 시너지를 만들며 우리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은 우리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다. 따라서 일자리, 교육, 국가에 관한 기존 통념도 변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수많은 기술이 창조되어 왔지만 거품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기술을 꼽으라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만큼 몇 개 되지 않는다. 인터넷과 블록체인 기술이 그 중에 하나인데 그 만큼 이 세상에 주는 충격이 큰 기술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인터넷은 정보를 광속으로 유통시키며 인류문명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역할을 했고, 블록체인 기술은 가치를 광속으로 유통시키며 차원이 다른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20년 전에 인터넷 시대가 열렸다면 이제 가치넷 (Value Net)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인류 문명이 시작될 즈음 에너지의 원천은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 수많은 노예들의 에너지가 없었다면 초기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을까. 인류 문명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인간을 대신하는 기계노예의 창조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아실현을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증기기관이나 내연기관은 인간보다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기계노예들이었다. 정보화 덕분에 감각을 대신하는 각종 노예들도 탄생하였고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인간의 지적능력 마저도 대신하는 기계노예들이 인간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인류의 역사는 매슬로우가 주장한 것처럼 생존의 욕구 그리고 안전과 사회적 욕구, 존중의 욕구, 더 나아가 자아실현 욕구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극소수에게만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는 보다 많은 인간이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졌다고 모든 이가 동등하게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 이 가능성을 수용하거나 쟁취한 자만이 누릴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환경이 주어져도 본인이 선택하지 않으면 과거의 방법대로 살 수 밖에 없으며 척박한 환경에서도 이러한 가능성을 쟁취한 자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게 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이가 지금도 타이피스트로 생계를 유지하려 한다면 그는 현 시대가 제공하는 수많은 가능성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골동품일수밖에 없다.

 

어찌되었건 인류 문명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진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하던 일 대부분을 기계노예가 대신하면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하게 될 것인가? 사실 이 질문에 지혜로운 해답을 찾아야 한다. 돈을 벌어 자아실현을 하겠다는 꿈을 가졌던 현대인들이 결국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은 소수만의 특권이었음을 깨닫고 이제 그 개혁이 시작된 것이다.

 

자아실현이란 자발적 동기를 가지고 스스로 행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며 그 방법은 개별적이고 그 목적은 내재화되어야 한다. 목적을 내재화한다는 것은 스스로 창조한 무언가를 개념화하고 행동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자아실현인의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요리, 농사, 공작(工作), 고행 등 단순하고 평범한 일들도 자신에게 의미가 있다면 훌륭한 자아실현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어떤 일이라도 스스로 하는 일을 개념화하고 목적을 내재화하면 기계노예와는 차별화된다. 따라서 ‘자아실현을 위한 일자리’는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개별적이며 주관적 가치가 우선시 되는 일이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삶은 자신의 꿈과 끼를 마음껏 발휘하는 가운데 수입이 발생하고 이를 통해 윤택한 삶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삶이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기초생활이 안정되어야 한다. 금수저로 태어난 자가 자신의 꿈과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음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돈을 벌어야 하는 일자리마저도 사라지고 있으니 각국 정부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궁여지책으로 유럽 몇 개 국가는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형태로 기초소득보장(Basic Income Guarantee)제도를 도입하려고 추진 중이나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필자의 주장은 새로운 주거환경을 통해 이러한 기초생활이 안정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제 사회인프라가 기초생활을 보장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아실현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고 이제 그런 사회적 환경을 갖추지 않으면 기계노예들과 혹독한 전쟁을 치러야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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