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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미국이 호응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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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미국이 호응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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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0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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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오전 미국으로 출발했다. 정 실장·서 원장과 미국 측 면담은 총 세 차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미국 도착과 함께 첫 모임에서는 정 실장·서 원장과 미국 측의 안보·정보 관련 수장 두 명이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의 안보·정보 관련 수장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어 미국 시각으로 8일 대북 이슈와 관련한 부처의 장관 3명과 2+3 형태로 회동할 예정이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귀국 전 백악관에 들러 북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국 측에 북미 대화에 나설 것을 직접 설득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크지만 세부 일정은 미국 측과 계속해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이 미국 측에 전달할 북한의 메시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이나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 등이 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는 "추정이다"라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 실장이 북한에 다녀온 직후 방북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북한의 메시지를 아는 사람은 (특사단 5명을 포함해) 6명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정 실장이 북한에서 돌아오자마자 맥매스터 보좌관과 통화하고 대략적인 내용을 이야기했다"며 "(그럼에도) 북한의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1차 반응은 긍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아주 좋았다. 북한이 진지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고 "헛된 희망일지 모르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이 됐든 열심히 갈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옳은 방향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응할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판단은 우리 정부로부터 상세한 브리핑을 받은 후에 이뤄질 것 같다. 문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미국으로 향한다.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해 방북 결과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별도로 보내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한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도 만나 북미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어렵게 마련한 기회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를 두고 그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자국의 생명줄을 옥죄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을 피하고자 대화에 나서는 한편으로, 핵무기를 완성할 시간을 벌기 위한 술수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북한이 그런 꼼수를 쓴다고 해도 초기 대화 과정에서 그 실체가 다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도 대화가 지속되려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궁극적 목표는 '핵 폐기'이고 남북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제재 압박이 약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서 확인된 것처럼, 북한이 적당히 꼼수를 부려서는 상황이 한 걸음도 진전되지 못한다. 비핵화 의지에 진정성이 없다는 점이 확인되는 순간, 북한은 더 강력한 제재와 미국의 군사옵션 실행 검토 등과 같은 사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따로 보낸다는 메시지에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진정성이 담겨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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