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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새내기 소방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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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새내기 소방공무원”
  • 최현주 강원 춘천소방서 대룡119안전센터 소방
  • 승인 2018.03.1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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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꿈을 안고 들어간 대학교를 13년도에 졸업하고 간호사로 병원에 입사하면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3교대 근무가 시작되자 취미나 여행과는 거리가 먼 일상생활이 지속되었고 어느 덧 3년의 시간이 지나자 나에게 인생의 획기적인 전환기가 필요함이 가슴깊이 밀려들었다.


그러던 ‘17. 4월경 우연히 화재나 교통사고 현장을 누비며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119구급대원 경력채용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 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도 아니고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을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사고현장을 누비는 투철한 사명감 없이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하시는 119대원들을 동경하고 있었는데 공고를 보는 순간 심장이 막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일생일대의 전환기가 다가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2017년 첫 더위가 막 시작할 무렵인 6월!!


고대하던 소방공무원 합격통지서가 날아들었고 그 감격은 뭐라 표현할 길이 없었다.


먼저 소방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소방학교에서 화재예방 등 실무에 필요한 직무교육과 화재 등 현장 활동에 필요한 교육을 분야에 따라 16주, 23주를 받게 되는데 소방학교 입교까지는 3개월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짧은 3개월의 휴식기가 끝나고 강원도소방학교에 입교 했는데 군대에서 하는 제식훈련을 시작으로 화재, 구조현장에서 사용되는 장비조작 훈련과 신속함과 단결력이 요구되는 화재진압훈련을 중심으로 교육훈련이 이뤄졌고 소위 여자는 봐주겠지 했던 나의 마음을 일순간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우리 동기들은 12주간의 교육기간을 무더위와 폭설을 함께 맛보며 보냈는데 무거운 화재진압 장비나 구조장비를 다루기 등은 여성이 감당하기에는 신체적으로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었지만 쉰내 나는 땀방울과 눈물을 삼키며 이를 악물고 여자가 아닌 소방공무원 그 자체로만 남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결코 끝나지 않은 것만 같았던 지옥의 시간들이 지나고 ‘18년 1월 4일 춘천소방서 초임발령을 받아 효자119안전센터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이젠 오른쪽 가슴에 교육생 번호가 아닌 명찰을, 왼팔에는 태극기를 붙임고 있다는 것에 책임감과 사명감이 무겁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현재 근무기간이 2개월쯤 지나고 있고 다행이도 단순 경상 또는 노인성 질병, 소화기계통 환자들을 응급 처치하여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었다.

 

다행히 대형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화재도 단순하게 진압되는 상황이 많아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쯤 일이었다. A아파트에서 추락사고 발생해서 출동을 했는데 두개골이 함몰되고 사망 상태였다.


병원 근무시절 다양한 환자를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사고현장에서 초기에 외상환자를 접해본 건 처음이라 순간 가슴이 찡하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가쁜 숨을 깊게 한번 쉬어내고 천천히 절차대로 상황조치를 끝냈다.


소방공무원이 된 이후 휴무일에 집에서 간간히 들리는 소방차 싸이렌 소리를 들으면 대형사고가 발생한 건 아닐까하는 마음에 심장이 요동치는 것이 느껴진다.


모든 국민들도 크고작은 대형사고들을 대중매체를 통해 자주 접해 사고로부터 내가 안전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마음 한 쪽에 자리하고 있을 거라 생각이 된다.


내가 비록 풋내기 소방공무원이지만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모든 국민이 안전으로부터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사고예방활동은 물론 화재 등 각종 대형사고 현장에서 신속하게 인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현장대응능력을 배양하고 연구 노력하여 안전한 강원도, 사고없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해본다.

 

대형사고 발생 시 소방공무원을 비롯한 관계기관들이 참여하여 신속하게 복구활동에 전념을 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협조가 없이는 신속한 대응이 힘들다 바로 긴급차량 길터주기이다 내가 출동경험이 짧긴하지만 환자가 발생하여 구급차 싸이렌을 울리며 출동을 하다보면 물론 일부 운전자이지만 아직도 길 터주기에 인색한 운전자들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물론 일상에 몰두해 긴급차량이 출동하는 것을 못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운전자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출동하는 119소방차량들을 본다면 다소 바쁜 일이 있더라도 소방차에게 먼저 차로를 양보하는 아름다운 양보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요즘 비나 눈이 내려 산불의 염려는 덜하지만 건조기가 최고에 달하는 봄철! 강원도민 모두가 합심하여 단 한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는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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