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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어떤 상황서도 완벽한 상태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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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어떤 상황서도 완벽한 상태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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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2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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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달가량 미뤄졌다가 내달 1일 시작되는 올해 연례 한미 연합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에 따르면 한미 독수리(FE)훈련은 내달 1일부터 한 달가량, 키리졸브(KR)연습은 내달 23일부터 2주가량 각각 실시된다. 한미 군 당국은 독수리훈련 날짜는 공개했지만, 키리졸브연습 일정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양국 군 당국이 예년과 달리 키리졸브연습 일정을 비공개하는 등 전반적인 훈련 상황을 '로키'(low-key)로 하는 것은 4월 말 남북정상회담 및 5월 북미정상회담 등 급변하는 한반도 안보정세를 고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번 훈련이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되는 방어적 성격의 연습"이라고 한미 군 당국이 강조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말해준다. 이번 훈련에서는 국가 중요시설 및 주요 병참기지 방호, 해상 기뢰제거, 연합 해병훈련 등의 훈련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전략무기와 우리 군의 핵심무기를 공개적으로 동원해 북한의 중요시설 및 전략무기 시설을 가상 정밀타격하는 연습은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키리졸브연습에서는 북한의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연합사 작전계획(작전계획 5015 등)을 점검하는 훈련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매년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에는 별도의 연습 작전계획을 수립해 적용한다"고 말했다. 우리 군이 동원하는 병력과 장비 규모를 자세히 밝히지 않은 것도 이번 훈련의 특징이다. 다만, 미군 측은 독수리훈련에는 1만1500여명을, 키리졸브연습에는 1만2200여명이 참가한다고 설명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독수리훈련 참가 미군 병력 규모는 비슷하지만, 키리졸브연습에 참가하는 병력은 약간 축소됐다. 해외 증원군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훈련은 정상적으로 시행하되 양쪽 모두 '대화'를 앞둔 상대인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독수리훈련에는 주한미군과 해외 증원군을 포함해 모두 1만여명의 미군 병력이 투입됐다. 당시 우리 군 병력은 30여만명이 훈련에 참가했다. 전쟁 시나리오별 시뮬레이션 위주로 이뤄지는 지휘소훈련(CPX)인 키리졸브 연습에도 외국에서 들어온 증원전력을 포함해 약 1만3천명의 미군이 참가한 바 있다.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뒤 개회식 직전까지도 공식매체를 동원해 한미 연합훈련 재개 방침을 연일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7일 "이제 겨우 개선의 첫걸음을 뗀 북남관계가 휘청거리게 되고 조선반도 정세는 또다시 엄중한 파국 상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올림픽 평화 기간에 성과가 없으면 한미훈련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 위기로 치달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우리 정부의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4월부터 예년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힘으로써 고비를 넘겼다. 김 위원장도 한미 연합훈련이 현 상황에서 우리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라는 점을 받아들인 것 같다. 이런 전후 사정을 고려할 때 한미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합훈련을 로키로 가져가는 것을 굳이 북한 눈치 보기로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다. 회담을 앞둔 상대방에 대한 배려 내지는 상황 관리로 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언급 이후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 않고 있다. 실제 훈련이 시작된 뒤에도 북한이 이런 태도를 유지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미가 공세적 훈련을 하지 않고 강도를 조절한 것이 북한의 유화적 태도를 유지하고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이런 조치들이 우리 군의 전투준비태세 약화나 이완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행할 때까지 군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완벽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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