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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스승의날 반성문 올린 교수 '40가지 자기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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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스승의날 반성문 올린 교수 '40가지 자기성찰'
  • 김주현기자
  • 승인 2023.05.1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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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 국민대교수 "교수로서 내 모습 되돌아보며 반성"
"제자 아닌 수강생으로 대하거나 스승 역할에 소홀"
교사 10명 중 8명 "스승의 날, 교육의 날로 바꿔야"
"스승의 날 핑계로 선생님과 가까워져" 학생 청원글도
교사 5명중 1명 "다시 태어나도 교직 선택" 역대 최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5월 15일 스승의 날 반성문 올린 교수 '40가지 자기성찰'

지난 2013년 5월 15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스승의 날' '무너진 교권'이다.

스승의날 반성문 올린 이의용 국민대교수 [교수 페이스북 캡처]
스승의날 반성문 올린 이의용 국민대교수 [교수 페이스북 캡처]

●스승의 날 반성문 올린 이의용 교수
스승의 날 반성문 올린 교수가 네티즌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이의용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승의 날에 꽃 한 송이 달아주지 않는 제자들이 야속할 때가 있다. 올해에는 그런 기대를 접고, 교수로서 내 모습을 되돌아보는 반성문을 써본다"는 글을 게재했다.

40개의 항목으로 구분된 이 교수의 반성문은 국내 대학 교수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오늘날 대학교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반성문의 형식을 빌어 폭넓게 비판했다.

우선 학생과 교수 사이의 정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을 제자가 아닌 수강생으로 대하거나 스승 역할을 소홀히 하고 정보와 지식만을 가르쳐 온 것을 반성했다. 학생들의 고민을 외면하고 그들이 잘못된 삶을 살더라도 방관해 왔던 과거가 반성거리에 포함됐다.

이 교수는 정서적 문제뿐 아니라 교수법에 대해서도 반성했다. 매학기 시대에 뒤처진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거나 교과 암기 수준으로 학습 성과를 평가한 점 등이 그것이다.

그는 교수 사이에 서열과 신분을 중시하고, 외부 활동에 치중하며 자신의 영역외에는 모두 비판의 대상으로 여기는 등 권위주의적인 교수들의 태도 역시 비판했다.

네티즌은 "마음에 와닿는 글", "이런 교수님께 배우는 학생들은 행복하겠다" 등 이 교수의 허심탄회한 반성문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이다. "스스로 너무 많은 반성이 된다"는 한 대학 교수의 댓글도 눈에 띈다.

카네이션 [이미지투데이 제공] 

●'무너진 교권' 교사 10명 중 8명 "스승의 날, 교육의 날로 바꿔야"
스승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진 요즘 교사 10명 중 8명은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승의 날이 부담스럽거나 오히려 자긍심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이러한 내용의 전국 교사 설문조사 결과를 2021년 5월 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전국 교사 98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1.6%가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는 것에 동의했다. 교사를 비롯해 학생·학부모 등이 모두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날로 만들자는 의미다.

스승의 날을 없애길 바라는 교사들은 그 이유로 ‘교사로서 오히려 자긍심이 떨어진다’(32.4%)는 점을 꼽았다. 이어 ‘스승의 날이 평소와 다르지 않다’가 32.4%, ‘스승의 날이 부담스럽다’가 26.2% 였다. 스승의 날에 ‘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은 5.8%에 그쳤다.

과거 스승의 날에는 제자들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감사함을 전했지만 2016년 9월부터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이런 풍경은 사라졌다. 교사도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카네이션도 학생 대표만 전달할 수 있으며, 종이로 만든 꽃은 되지만 생화를 전달하는 것은 금지된다.

교사들은 카네이션 한 송이에도 이런 디테일을 따져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크다. 이 때문에 스승의 날 폐지 청원은 올해로 2년 째 올라오고 있다.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상당수의 교원이 스승의 날에 대해 긍정적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스승의 날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도 적지않다.

학생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스승의 날을 핑계로 선생님과 가까워 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스승의 날 학생들이 준비한 케이크를 돌려주는 선생님을 보면 무안하다. 김영란법 적용에 과한 제한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청탁금지법상 학생 평가와 지도업무를 맡은 담임교사와 교과 담당교사는 직무 연관성 때문에 어떤 선물도 받을 수 없다. 학생이 주는 카네이션 선물도 금지된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1년 365일 모두 교육의 날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미 국군의 날이나 어버이날 등 직업이나 세대를 기념하는 기념일이 많다. 스승의 날은 교사 스스로도 '스승'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일반인들도 과거 학교에서 만났던 교사들에 감사함을 되새겨보자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책상 간격 조정하는 선생님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해 책상 간격 조정하는 선생님 [연합뉴스] 

●교사 5명 중 1명만 '다시 태어나도 교직 선택'
교사 10명 중 8명은 다시 태어나면 교사를 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직에 만족한다는 교사는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은 제42회 스승의 날을 기념해 2023년 4월 28일부터 5월 8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23.6%에 불과했다고 2023년 5월 14일 밝혔다. 2006년 첫 설문이후 긍정 응답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 당시에는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67.8% 였다.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답변도 역대 최저인 20.0%를 기록했다.

교원들의 사기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들의 사기는 최근1~2년간 어떻게 변화됐나'라는 질문에는 87.5%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2009년 같은 문항으로 처음 실시한 설문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2009년에는 '떨어졌다’고 응답한 비율 55.3% 였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69.7%에 달했으며 2021년 50.6%, 2022년 55.8% 등 갈수록 부정응답이 높아지는 추세다.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을 꼽은 교사가 가장 많았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5.2%),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 잡무’(18.2%) 등이었다.

교총은 “수업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에도 제지할 방법이 없다.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는 무차별적인 항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여기에 학폭·늘봄·방과후학교와 관련된 비본질적이고 과도한 행정업무, 1%대 보수 인상에 따른 실질임금 삭감, 공무원 연금 개편 논란까지 겹치면서 특히 젊은교사들 사이에서 교직이 ‘극한직업’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무너진 교권, 무너진 교실을 회복하는 방안으로 교원들은 강력한 ‘교권 보호 입법’과 ‘고의중과실 없는 생활지도 면책권 부여’를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96.2%는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는 민‧형사상 면책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고의 중과실 없는 교육활동,생활지도에 법적 면책권 부여(42.6%)', ‘신고만으로 교원을 직위해제 처분하는 절차 개선(21.7%)', ‘교육활동과 연관된 아동학대 신고 건에 대해 경찰 단계 수사 종결권 부여(11.3%)'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총은 “지난20년 간 보직수당은 월 7만 원으로 동결, 담임수당은 고작 2만 원 올라 13만 원에 불과하다"며 "가파른 물가상승에도 해마다 1%대 보수 인상으로 실질임금이 삭감되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한구교원단체총연합회와 공동 '제42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개최한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규모로 열리는 이번 기념식에서 282명이 정부포상을, 2962명이 장관표창을 받는다. 대표 수상자에게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직접 포상·표창을 수여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한민국이 오늘날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낸 것은 사명감으로 교육에 헌신하신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며 "변화하는 교육환경에서 우리 사회의 성장 잠재력과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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