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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지뢰'폐어구 3만3천t ...선박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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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지뢰'폐어구 3만3천t ...선박 안전 위협
  • 백인숙기자
  • 승인 2016.10.24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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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속 곳곳에 마구잡이로 버려진 폐어구가 선박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여객선 스크루가 바닷속 어망에 감겨 운항이 중단되는가 하면 폐어구에 부딪힌 선박이 좌초, 인명을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폐어구 수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불법 투기를 막을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 12일 전북 군산과 개야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돌연 중단됐다.
 항로에 폐그물과 같은 불법 어구가 산재해 항행이 불가능하다는 여객선사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은 이틀 전 스크루에 이물질이 감기는 사고를 당했고, 앞선 지난 3월에도 버려진 어구 때문에 엔진 감속기가 파손돼 한 달 간 운항하지 못했다.
 여객선사인 대원종합선기는 군산시 등에 “항로에 있는 이물질 때문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안전 운항을 위해 조속히 폐어구를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인천에서도 지난 2월 490t급 연안여객선의 스크루가 바닷속 어망에 감겨 해상에서 멈춰 섰다. 당시 이 여객선에는 승무원 5명과 승객 24명이 타고 있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에 의해 모두 구조돼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15일에는 전남 여수시 화정면 백야도 인근 해상에서 야간 운항 중인 9.77t급 낚시 어선이 폐가두리 시설과 충돌, 좌초됐다. 갈치 낚시를 한 뒤 여수 국동항으로 돌아가던 중 버려진 가두리 양식 시설을 발견하지 못해 충돌했다.
 배에 타고 있던 낚시객 17명과 선원 2명 등 19명은 신고를 받고 급파된 해경에 의해 전원 구조됐지만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새꼬막 주산지로 알려진 전남 여수시 여자도 해안가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바다에서 밀려온 대나무 쓰레기가 해안가를 뒤덮었다. 새꼬막 채묘를 위해 바다 밑바닥에 꽂아둔 길이 2m 이내의 대나무를 작업이 끝난 뒤 몰래 버리거나 방치했기 때문이다.
 대나무 쓰레기는 지금까지도 조류를 따라 떠다니며 여객선과 어선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멸치잡이협회는 새꼬막협회를 상대로 400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로 어장도 심하게 망가졌다. 그러나 수거와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발생하는 폐어구는 4만4000t을 웃돌며, 이 중 3만3000t가량이 바닷속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폐어구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이른바 ‘유령어업’으로 인한 피해 규모만도 매년 약 3700여억원에 달한다. 특히 시급한 건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버린 폐그물과 폐통발 처리다. 그러나 관계 당국은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는 점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중국어선이 버린 폐어구 때문에 어족자원의 황폐화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어민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와 인천시가 의지만 있다면 바로 수거할 수 있는데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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