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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정지 7년만에' 국내 첫 상업 원전 고리1호기 해체 작업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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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정지 7년만에' 국내 첫 상업 원전 고리1호기 해체 작업 첫발
  • 이석이기자
  • 승인 2024.05.07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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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약품으로 방사성 물질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제염' 시작
제염 후 원안위 승인→사용 후 핵연료반출→철거→부지복원 등 추진
해체 허가 전 절차지만 기술적 필수 단계…국산 기술로 진행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해안가에서 국내 최초로 원전 해체 작업이 시작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오른쪽)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고리 1호기 왼쪽은 2호기 모습이다. [연합뉴스]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해안가에서 국내 최초로 원전 해체 작업이 시작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오른쪽)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고리 1호기 왼쪽은 2호기 모습이다. [연합뉴스]

국내 최초의 원전이 가동 정지된 지 7년만에 해체 작업의 첫발을 뗐다.

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6일 국내 최초로 고리1호기의 '제염(除染)' 작업에 착수했다. 제염은 원전에 있는 방사성 물질을 화학약품으로 제거하는 작업으로, 해체 작업자의 피폭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해체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한수원은 방사성 오염이 가장 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원자로 냉각재 계통(시스템)과 화학·체적 제어계통, 잔열 제거계통에 과망간산·옥실산 등의 화학약품을 주입해 방사성 물질을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배관에 남아있는 방사성을 띠는 냉각수 등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방사성이 현재도 작업자들이 옆으로 다닐 수는 있을 정도 수준인데 30분의 1 정도로 낮추면 해체 작업을 하는 데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 후 핵연료.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용 후 핵연료. [연합뉴스 자료사진]

계통 제염이 완료되면 발전소 건물을 실제로 철거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염 이후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해체 승인'이 내려진다.

승인이 나면 원전의 철거는 기본적으로 '콜드 투 핫(Cold to hot)' 방식으로 이뤄진다.

방사성오염 준위가 낮은 곳부터 높은 곳 순으로 해체·철거하는 방식이다.

터빈 건물 등 비 방사성 구역 내부 계통 기기 철거부터 시작해 원자로 건물 등 오염 구역 내부 계통 기기를 철거하고, 마지막으로 원자로 내부 구조물, 원자로 압력 용기 순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방사성오염 준위가 높은 구역은 로봇 등을 이용한 원격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는 고리원전 내 있는 다른 발전소의 안전을 고려해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는 공법이 사용된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해 처리될 예정이다.

발전소 건물이 모두 철거되고 나면 해당 부지는 나대지로 복원된다.

고리원전 관계자는 "통상 해외의 경우 원전 해체 승인 이후 부지 복원까지 7∼8년 정도면 완료가 된다"면서 "하지만 국내의 경우 고리1호기 사용 후 핵연료 임시 저장소 건립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몇 년이 걸린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제염 작업에는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국산 기술과 장비가 사용된다.

한수원은 이번 경험을 활용해 국내 해체 기술의 실증과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하면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건설과 운영에 이어 해체에 이르기까지 원자력 산업 전주기 완성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면서 "고리1호기 해체 작업을 통해 해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리1호기는 1978년 4월 2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로, 2017년 6월 18일 영구 정지하고 그동안 해체를 준비해왔다.

[전국매일신문] 이석이기자 
lee-seok2@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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