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첫 ‘행복한 유산 기부자’인 홍계향 할머니가 병환으로 지난 19일 별세했다.
향년 90세다.
홍 할머니는 10년 전인 2014년 6월 중원구 성남동 소재 4층 규모 주택(현재 시세 12억 원 상당)을 기부했다.
홍 할머니가 기부한 유산은 노점상, 지하철 청소, 공장 노동자로 일하며 반평생이 넘도록 어렵게 모은 재산이어서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유산을 기부할 당시 홍 할머니는 “성남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홍 할머니는 노인일자리 사업과 자원봉사 활동 등을 해오다 지난해 9월 낙상사고로 왼쪽 다리뼈가 골절돼 수술 후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올해 2월에는 오른쪽 다리뼈마저 골절돼 병원에서 생활했다.
병원에 있었던 9개월 동안 홍 할머니를 돕기 위해 성남시와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남동복지회관 등 3개 기관의 지원 체제가 가동됐다.
시는 치료 결정, 공공요금·의료비 납부 등 일상 관리를,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세입자 관리 등 재산 관리를, 성남동복지회관은 주기적인 병원 방문으로 할머니의 안부 확인 등 신상 관리를 했다.
3개 기관은 유족이 없는 할머니의 상주가 돼 조문객 맞이, 입관, 운구, 화장, 안치에 이르기까지 어르신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 했다.
지난 21일 저녁 홍 할머니의 빈소를 방문한 신상진 성남시장은 “고인의 바람대로 유산은 지역 내 저소득층을 위해 소중히 쓰겠다”며 추모했다.
[전국매일신문] 이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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