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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영작가, 여수서 ‘까마귀-빛과 바람의 시간’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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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영작가, 여수서 ‘까마귀-빛과 바람의 시간’ 개인전 
  • 여수/ 윤정오기자
  • 승인 2024.06.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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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5일부터 7월 6일까지 
신작 30여 점 ‘완성보다는 모색’ 
정현영작가. [여수시 제공]
정현영작가.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 에그갤러리가 화가 어머니와 함께 전시하는 이른바 ‘모자(母子)전’으로 잘 알려진 정현영 작가가 초대전을 갖는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내 최고령 화가로 널리 사랑을 받았던 어머니 故김두엽 작가가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후 갖는 첫 개인전이라 각별한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까마귀-빛과 바람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6월 15일부터 7월 6일까지 3주간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정 작가는 전시작 구상과 추상 등 30여 점을 모두 신작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작품의 대상이된 까마귀는 유년 시절부터 어머니와 함께 단 둘이서 살아 온 정 작가가 가족 관계에서 겪은 편견의 고통과 폭력성을 상징하는 대상이다. 까마귀는 검은색이 아닌데 검은색으로만 보는 고정 관념과 편견에 의문을 던진다.

정 작가는 “어느 날 까마귀 등에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것을 보니까 검은색이 아니라 그야말로 오색찬란이었다”며 “저 또한 까마귀를 검은색으로만 생각하는 것처럼 ‘너는 원래 그런 놈이야’라는 시선에 오랫동안 시달렸고, 그런 경험을 그림으로 마음껏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고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작가는 이번 작업에 몇가지 스스로 제한을 두고 ‘완성보다는 모색’에 방점을 뒀다. 그는 기존에 물감을 파레트에 섞어 스케치한 캔버스에 정교하게 그리는 방식에서 탈피, 캔버스에 바로 그린 것이다. 물감은 오방색만 사용하고, 명암을 주지 고, 형태에 집착하지 않는 것 등이다.

전통적인 그리기 방식에서 탈피한 작가는 “그림을 그린다기 보다 덤빈거다. 마음껏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작업 한 것 같다”며 “어떻게 완성될지 예측이 안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작업이지만 이 과정이 저에게 치유의 시간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했다.

작가는 추상 작업 ‘십자가’ 연작을 통해 자신에게 편견의 칼을 휘두른 이들에 대한 진정한 용서를 구하고 애도하는 마음을 담고 희망을 노래한다.

박성태 관장은 “보통 작가들은 개인전을 하면 신생아를 보여주는 데 정작가는 마치 산모가 아이를 품은 채 산통을 느끼는 상태로 그대로 전시장에 들어 온 느낌”이라며 “완성보다는 끝없는 모색에 방점을 찍은 작가의 살아있는 인생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여수/ 윤정오기자
sss29969928@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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