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11일 강화군에서 유권자들을 차량에 태워 투표소에 데려다줬다는 신고가 잇따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강화군 송해면·양도면·길상면 등지에서 “차량으로 유권자를 투표소에 실어나르고 있다”는 신고 12건이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자들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부정·관권선거 블랙박스 감시단’으로 활동하는 당원이나 봉사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후 현장에 출동했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차량번호를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공직선거법 230조에 따르면,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하지 않게 할 목적으로 차량 등 교통수단 을 제공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으며, 이는 명백한 불법 선거운동으로 간주된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이날 ‘강화군수 보궐선거 차떼기 의혹, 유권자 수십 명 불법적으로 사전투표 동원’ 보도자료를 내고 “특정후보 측이 유권자를 불법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역주민을 동원한 데 이어, 조직적으로 동원했다는 사실이 부정·관권선거 블랙박스감시단 활동 결과 추가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100여 명 규모로 감시단을 구성해 활동하면서 (관련)사진을 확보했다”며 “지난 4월 총선 때도 강화군에서는 사전투표일에 일부 노인 유권자들을 차량에 실어 투표소로 이동한 사건이 발생해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강화군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마을 방송을 통해 “투표를 하게 할 목적으로 사전투표소로 선거구민들을 수송하는 경우, 공직선거법 제230조에 위반될 수 있다”고 알린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중 중복된 사례가 있거나, 차량에 탑승한 유권자 수가 몇 명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운전자 신원을 확인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민 김 모씨(65. 화도면)는 “넓은 섬에 주민들이 흩어져 살고 있고 노인들이 주로 동네에서 살면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차가 있는 사람들이 투표할 때는 차량으로 모시고 투표를 안내하고 있는 특유의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화를 지역구로 선거를 치른 복수의 전직 국회의원은 “우리나라 4번째 면적인 강화도는 생각보다 넓고, 자식들이 도시로 나가 생활하고 있으면서 차가 없는 어르신들의 투표를 위해 동네에서 승합차를 준비해 멀리 떨어진 투표소로 이동해 투표를 돕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투표를 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에 예전부터 선거 때는 다들 이러한 방식으로 해 왔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매일신문] 공동선거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