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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주택담보대출 3년새 6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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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주택담보대출 3년새 60% 급증
  •  김윤미기자
  • 승인 2014.10.06 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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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생활비나 자영업 사업자금 등으로 쓰는 규모가 3년 새 60% 가까이 급증했다. 실질소득의 정체로 중산층과 서민들이 은행 빚에 의존한 탓이다. 더구나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로 이 같은 ‘생계형 주택대출’은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 등 4개 주요 은행의 지난 1∼7월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51조 8000억 원 가운데 27조 9000억 원(53.8%)은 실제로 주택 구입에 쓰이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구입 목적이 아닌 ‘기타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은 주로 생활비나 자영업자의 사업자금, 또는 마이너스 대출 등 다른 대출금을 갚는 데 쓰인다”고 설명했다. 비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은 2011년 43.2%에서 2012년 50.6%, 2013년 50.9%로 꾸준히 높아졌다. 지난 1∼7월 비중이 53.8%이므로 3년 새 10%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내집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원래 취지이지만 실제로는 내집 마련보다 다른 생계유지 목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은 셈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생계형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하나은행 제외)은 2011년에 29조 7000억 원이었으나 지난 1∼7월에는 27조 5000억 원에 달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47조 1000억 원이나 된다. 3년 만에 17조 5000억 원(약 59%)이 불어난 것이다.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은 주로 수입이 적은 저소득층이나 퇴직한 자영업자가 쓴다. 그만큼 대출자 입장에서는 부채 부담이, 은행 측에는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경우 은퇴 계층이 몰린 50세 이상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지난 6월 말 38조 원으로 2011년 말 32조 5000억 원에서 5조 5000억 원(17.0%) 늘었다. 같은 기간에 농협은행에서도 50세 이상 중·고령층의 주택대출이 12조 7000억 원에서 17조 4000억 원으로 4조 7000억 원(37.0%) 급증했다. 전체 주택대출 대비 비중도 36.8%에서 40.0%로 커졌다. 또 하나은행은 11조 9000억 원에서 14조 원으로 2조 1000억 원(18.2%) 늘었고, 신한은행도 17조 8000억 원에서 20조 1000억 원으로 2조 3000억 원(13.1%) 증가했다. 50세를 넘으면 그동안 쌓인 주택담보대출을 대부분 갚고 털어내는 게 정상이지만 한국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더구나 정부는 주택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 8월부터 담보인정비율(LTV)을 70%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을 60%로 상향 조정했다. LTV·DTI 규제 완화는 주택담보대출 한도 증가로 이어져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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