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로 인해 국정은 혼란에 빠졌고, 국민 사이의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 혼란은 단순히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해지는 과정의 일부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에 국민이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성숙한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위기는 곧 더 큰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청나라 문인 조익(趙翼)이 말한 “나라가 불행하면 시인은 행복하다”는 표현은 이러한 상황에서 되새겨볼 만하다. 조익은 국가의 불행 속에서 시인이 시대의 아픔을 감수성과 창의성으로 승화시켜 진실을 기록한다고 보았다. 시인은 혼란의 시대를 거울처럼 비추며, 민중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고통의 기록이 단순히 문학적 가치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를 바로 세우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오늘날 기억해야 할 점은, 위기 상황에서 진영 논리는 국가를 더욱 혼란에 빠뜨린다는 사실이다. 역사는 언제나 위기의 순간을 악용해 자신들의 권력 기반을 확장하려는 집단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혁명 당시 기득권층은 민중의 분노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 했고, 이는 혁명의 목적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도 특정 정치 세력이나 이익집단이 국가적 위기를 자신들의 진영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던 사례는 결코 적지 않았다.
위기 속에서 진영 논리에 매몰된 집단은 사회의 갈등을 조장하고, 국민을 분열시킨다. 토머스 제퍼슨은 “어떤 국민이 무지와 자유를 동시에 기대한다면, 그것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국민이 진실을 알아야만 자유를 누릴 수 있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가 유지된다. 그러나 오늘날의 정치적 선동과 편향된 정보는 국민이 진실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한다.
지금 우리 국민이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인가?
첫째, 특정 집단이나 진영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 존 F. 케네디는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국민 모두를 위한 제도이자, 국민 스스로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이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누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행동하는지를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둘째, 선동과 분열의 언어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간디(Mahatma Gandhi)는 “폭력은 비겁함의 무기이며, 진정한 용기는 비폭력에서 나온다”고 했다. 정치적 폭력과 갈등의 언어는 국민의 단합을 방해할 뿐이다. 우리는 성숙한 시민으로서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위기를 이용하려는 집단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은 “모든 선전의 핵심은 거짓말을 믿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만약 지금의 혼란을 자신의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이 진정으로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지 국민이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국민의 침묵은 이들의 욕망을 키울 뿐이다.
넷째, 국민 스스로도 위기 속에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비관주의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보고, 낙관주의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본다”고 했다. 국민이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면, 스스로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끝으로, 지금의 혼란은 우리가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헬렌 켈러는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꺼뜨리지 않는 것은 인간의 위대한 본능”이라고 말했다. 이 위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를 성찰해야 한다.
조익이 말한 “나라가 불행하면 시인은 행복하다”는 표현은, 위기의 시대에 시인이 그 고통을 기록하며 진실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이 빛을 발하려면, 국민이 먼저 깨어 있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이 진영을 넘어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지키고, 위기를 악용하려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서야 할 때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단결된 의지와 성숙한 행동에 달려 있다. 이제 우리가 역사의 주체로서 책임을 다해야 할 순간이다.
[전국매일신문] 김영주기자(전남 곡성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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