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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변덕날씨에 해충까지...농가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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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변덕날씨에 해충까지...농가 '삼중고'
  • 전국종합/ 김윤미기자
  • 승인 2016.07.1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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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맛비와 불볕더위가 오락가락하는 변덕 날씨 탓에 농작물도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특히 작물 생육 저하와 병충해 확산 등 피해가 잇따르면서 농가와 농업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초 충북 영동에 하루 170㎜의 폭우가 쏟아졌을 때 영동군청과 농업기술센터에 긴급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농로에 빗물이 넘쳐 수박밭이 통째로 잠길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군청 직원 수십 명이 현장으로 달려가 팔을 걷어붙이고 급히 수확에 나섰다.

 다행히 수확은 무사히 마쳤지만 계속되는 폭우로 판로가 마땅치 않자 결국 군 직원들이 수박 한 통씩 구입해 십시일반으로 농가 돕기에 나섰다.

 이때 내린 비로 영동 포도밭 3곳도 일부 유실됐고, 단양에서는 콩, 오미자, 배추, 수박 등 2.5㏊가 침수됐다.

 장맛비 피해는 침수에 그치지 않는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작물은 잎 색깔이 흐려지고 누런빛을 띤다. 줄기나 가지가 정상보다 길고 연하게 자라는 웃자람 현상도 일어난다. 작물의 체질이 허약해지는 증상이다.

 탄저병, 역병을 비롯한 각종 전염병도 번진다. 빗물은 생명수인 동시에 병원균을 전파하는 강력한 매개가 되기도 한다.

 충주에서는 장맛비에 최근 고추 탄저병이 급속히 확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지역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장맛비는 파종 시기가 다가온 콩, 김장용 무·배추 같은 작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파종 시기를 늦추고 생육 기간도 단축시켜 발아율 하락과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

 작물이 수분을 잔뜩 흡수해 당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표피가 얇은 작목을 중심으로 껍질이 찢어져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열과’ 피해도 줄을 잇는다.

 포도, 토마토, 복숭아 열매가 갈라지고 심한 경우 수박, 참외, 사과 같은 단단한 과일도 쩍쩍 쪼개져 나가는 일도 허다하다.

 장맛비가 잦아든 사이 찾아오는 무더위도 달갑지만은 않다.

 작물 생육에 적합한 온도는 23∼28도인데 30도 이상 넘어가는 날씨가 지속되면 고온 스트레스나 장애로 열해(熱害)가 발생한다.

 아침에 맺힌 이슬이 증발하기 전에 강한 햇볕을 받으면 ‘화상’을 입기 십상이다.

 작물에 특히 위험한 건 장마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열대야다.

 야간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 낮에 광합성으로 생산한 영양소가 소진된다. 생존을 위한 호흡활동이 활발해져 영양소를 에너지로 소비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도가 떨어지고 제 빛깔이 안 날뿐더러 수확량도 감소한다. 가까스로 생산한 상품도 생리 교란으로 색깔이 거무스름해져 가치가 곤두박질한다.

 한여름 찜통더위와 장마에 지친 작물은 설상가상 해충의 공격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최근 전국에 걸쳐 큰 피해를 야기하는 미국 선녀벌레 성충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도 바로 이맘때다.

 충주시는 최근 13개 읍·면과 도시 지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88곳 683㏊에서 미국 선녀벌레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자 긴급 방제에 들어갔다.

 피해 작물도 사과, 복숭아, 고추, 참깨, 콩 등으로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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