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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식사랑 욕심과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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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식사랑 욕심과 이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5.03.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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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연 시인·수필가
김병연 시인·수필가 
김병연 시인·수필가 

부모가 모범생이면 자식도 모범생이다. 자식은 부모의 말씨와 행동까지도 닮는다. 그래서 부모의 모든 것은 잠재적 교육과정이다. 부모의 차림새나 언행 모두가 교육 자료이다. 부모가 차림새나 언행을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식, 특히 어린아이는 부모의 행동과 말투 하나하나를 그대로 보고 배우게 되고, 부모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은연중(隱然中) 수용하게 된다.

인생(人生)의 경험이 그리 풍부하다고 할 수 없는 연령대의 부모가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자신도 함께 배우는 성장(成長)의 과정이다.

자식(子息)이 부모(父母)의 거울이라고 말하는 것은, 자식의 언행(言行)을 보고 부모는 자기 자신의 언행을 반성(反省)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생활이 교육이고 교육이 생활이라는 말처럼 아이는 항상 부모와의 교류를 통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생활 속에서 배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이의 모습은 아이에게 나타난 부모의 모습이기에, 아이의 모습을 통해 부모 자신이 반성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잘못을 했을 때 변명하거나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스스로를 낮추는 법, 즉 겸손을 실천해야 한다.

부모(父母) 노릇을 잘해야 말년(末年)이 행복하다. 다시 말하면 자식농사(子息農事)를 잘 지어야 인생의 말년이 행복하다. 자기 자식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과 믿음, 이성을 상실한 편들기와 과보호, 자기 자식에겐 한없이 관대하면서 타인에 대해선 조금의 관용이나 용서나 베풂도 없는 삶의 방식은 자식농사를 망치는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특히 어린 자식은 더욱 그러하다.

사람들이 자식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려고 애쓰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러나 그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가르쳐야 할 내용이 많더라도 도덕은 기본이다. 옛말에 미운 자식은 밥으로 키우고 귀한 자식은 매로 키우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을 기르는 동안 지혜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와 대가는 고스란히 부모가 떠안게 된다. 자식은 부모가 인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이 인정하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대학생(大學生)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7명의 학생이 부모가 많은 재산을 남겨줄 것과 60대까지만 살다가 죽기를 바란다고 답했다고 한다.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無條件的)인 사랑이 변질되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로 스며들 땐 고스란히 악순환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를 살해하고, 살해 현장을 빠져나가는 아들에게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도 피 묻은 옷을 갈아입고 가라고 말한 어머니의 마지막 말은 참담(慘澹)하기 이를 데가 없다.

자식을 귀하게 여긴다면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 주고 도덕을 철저히 가르쳐야 한다. 다시 말하면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그리고 자식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우지 말고 강하게 키우되 인성교육을 잘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眞正)한 자식사랑이다.

욕심(慾心)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다. 채울수록 갈증을 느끼는 것이 욕심이고 죽을 때까지 채워도 다 못 채우는 것이 욕심이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는 야고보서 1장 15절 말씀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고 하겠다.

예순 살이 넘었다면 본인의 행복(幸福)을 위해서도 욕심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 욕심(欲心)을 버리면 마음의 부자가 되고, 마음 편한 삶을 마음의 부자로 산다면 행복(幸福)한 인간이다.

우리나라의 이혼율(離婚率)은 2000년대 들어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교육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갈등과 이혼은 자녀 학업성취도의 가장 정확한 예측 인자이며, 자녀가 직장생활을 어떻게 할지, 장차 빈곤층으로 살아갈지, 부유층으로 살아갈지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녀가 얼마나 자주 병원에 갈지와 상관관계가 높고, 자녀의 평균수명 및 자녀 결혼생활의 질(質)과 상관관계(相關關係)가 아주 높다는 것이다.

스웨덴(Sweden)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혼은 3대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소문난 잉꼬부부라고 해도 싸우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부부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가장 쉬운 일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내 마음대로 살 수 없다는 것이 많은 부부의 한결같은 넋두리이다. 하지만 부부는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 일심동체가 되어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같이하며 죽을 때까지 헤어지지 말고 살아야 되는 존재이며, 자식들이 부모 없어도 아쉬울 것 없을 때까지 건강하게 장수해야 한다. 하나님은 이혼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혼 후 행복해진 사람보다 불행해진 사람이 훨씬 많다. 이혼은 본인을 위해서도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서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노년에는 자식의 성공한 모습과 손주의 성장을 보는 재미가 최고이다. 하지만 자식이 있는 사람이 이혼하면 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볼 가능성이 희박하고 또 희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늦가을 홍시를 주렁주렁 매단 감나무가 수척하지만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식(子息)과 명예(名譽) 등의 보람을 주렁주렁 매단 인생의 가을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식이 있는 사람이 이혼(離婚)하면 아름다운 인생의 가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혼은 불행의 씨앗이라는 것을 모두가 가슴 깊이 새겨 이혼 없는 건강한 대한민국(大韓民國)이 되었으면 참으로 좋겠다.

[전국매일신문] 김병연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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