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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아스콘 320만t 납품 업자들 쇠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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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아스콘 320만t 납품 업자들 쇠고랑
  • 이재후기자
  • 승인 2017.03.17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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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일대 신도시 등 도로공사 현장 3만여 곳에서 일반아스콘을 주문받고도 재생아스콘을 납품, 300여억 원을 챙긴 아스콘 업자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아스콘 업체 A사 부회장 이모 씨(44) 등 2명을 구속하고, 임원 4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아스콘 배합성분 비율을 조작할 수 있는 전산프로그램을 판매한 혐의(사기방조)로 컴퓨터 프로그램 제작업자 김모 씨(68) 등 2명을 형사 입건했다.
 이씨 등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동탄2신도시 등 도로공사 현장 3만1000여 곳에서 일반아스콘을 주문받았음에도 재생아스콘 320만t(1900억 원 상당)을 납품해 300여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년간 이씨 등이 납품한 재생아스콘은 폐아스콘에서 이물질을 제거한 골재, 즉 ‘순환골재’를 재활용한 것이었다.
 재생아스콘의 생산단가가 t당 5000∼1만2000원가량 저렴하고, 육안으로는 일반아스콘과 분간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렸다.
 이들의 범행은 아스콘 생산 시 쓰인 원료의 배합성분 비율 등 생산 정보를 담은 ‘생산일보’를 조작하는 전산프로그램이 있어 가능했다.
 이씨 등은 김씨 등으로부터 500만 원에 이 전산프로그램을 구매한 뒤 재생골재 사용량을 ‘0’으로 조작한 생산일보를 거래처에 보여주는 수법으로 범행을 지속했다.
 이로 인해 LH, 한국도로공사, 대기업 건설사가 추진한 도로 개설 및 보수 공사에 A사의 재생아스콘이 다량 사용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도로 시공은 맨 아래 기층, 가운데 중간층, 맨 위 표층의 3단계로 시공하는데, 재생아스콘은 주로 기층과 중간층에 쓰인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표층 시공에 재생아스콘이 사용되면, 균열로 인해 골재가 아스콘에서 분리되는 ‘박리’와 구멍이 생기는 ‘포트홀’ 현상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경찰에서 “전 사장이 재생아스콘을 생산해 판 것일 뿐, 여태껏 그래 왔는지 몰랐다”고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와 구속된 A사 전 사장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으나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며 “환경부 등 관계기관에 아스콘 폐기물 처리에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보완 조처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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