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도시 뒤흔든 공포·잇단 여진에 뜬눈으로 밤새
상태바
도시 뒤흔든 공포·잇단 여진에 뜬눈으로 밤새
  • 포항/박희경기자
  • 승인 2017.11.16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피소에 있더 수십명 두통·어지럼증 호소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며 놀란 가슴 가라앉혀

▲15일 오후 포항시 흥해읍사무소 인근 체육관에 주민들이 지진을 피해 대피해 있다.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흔들리는 공포를 겪은 경북 포항시민은 "지진이 또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진앙인 북구 흥해읍에서는 주민 800여명이 흥해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해 밤을 맞았다.


강진으로 흥해읍 대성아파트 5층짜리 1개 동 건물은 뒤로 약간 기울어졌다. 인근 원룸 주차장 기둥도 금이 가고 뒤틀렸다.
진앙인 망천리에서는 높이가 일반 성인 어깨에 이르는 담이 수미터씩 무너져 내린 집이 곳곳에 보였다.


일부 집은 벽면 타일이 떨어져 나갔다. 담이 무너져 차도 부서졌다. 마을 주민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샘물은 지진으로 흙탕물로 변했다고 한다.
남편, 아들과 함께 체육관으로 온 주민 손경숙씨(55·여)는 "사는 3층 건물 외벽과 계단에 금이 많이 갔다"며 "지진이 나고 밖으로 대피했다가 다시 들어가기 무서워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동생 등과 대피한 김윤정씨(22·여)는 "지진으로 집안 유리창이 깨지는 등 완전히 엉망이 됐다"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안전하다는 생각에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주민 수십명은 두통,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체육관 안 사무실을 찾아 약을 받아갔다.


한 남성은 아픈 딸(17)을 데려오며 "지진이 나고 아이 얼굴이 백지장으로 변했다"며 "계속 어지럽고 속이 좋지 않다고 한다"고 걱정했다.
16일 0시 22분께 '쿠쿵'하는 소리와 함께 여진이 발생하자 체육관 이곳저곳에서 "어머"하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곳에서 약을 나눠주고 있는 포항시약사회 이문형 회장은 "지진을 경험한 주민 불안 증상이 오래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가는 등 큰 피해를 본 한동대와 선린대 학생들은 인근 기쁨의 교회에 마련한 임시대피소로 피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좀처럼 잠을 청하지 못했다. 대신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놀란 가슴을 가라앉혔다.
한동대 재학생 신다인씨(21·여)는 "혼자 사는 원룸에 있기 무서워 교회로 나왔다"며 "잠을 잘 수는 없겠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불안으로 집 대신 커피숍, 편의점 등에서 밤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는 시민 등이 포항 곳곳에서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