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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분신…택시기사들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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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분신…택시기사들 ‘격앙’
  • 김윤미기자
  • 승인 2019.01.10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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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해소 안되면 죽는 사람 더 나올 것” 우려…합리적 방안 찾아야


지난 9일 오후 6시께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서 개인택시 운전사 임모( 씨64)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분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는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12월10일 택시기사 최모 씨(57)의 분신 사망 이후 두번째 사례다.


"개인적으로 카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씨는 "카풀 애플리케이션(앱)이 도입되면 택시기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택시업계와 정부, 카카오 간 대화가 잘 이뤄져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싸고 택시기사들의 비극이 잇따르자 카카오와 정부를 비판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기사들이 적지 않았다. 법인택시를 모는 최모 씨(67)는 카카오택시를 비롯한 택시 앱을 모조리 지웠다며 "벌어 먹고사는 데 지장 없다. 자가용 영업행위 용인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인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씨는 "현행법에서 자가용 영업은 엄연히 불법인데 대기업 카카오에서 한다고 불법이 아니게 되느냐"면서 "카카오에서 한다는 카풀은 자가용 영업인데, 자가용 영업은 세금도 안 붙는다. 그럼 누가 미쳤다고 세금 내 가며 택시를 몰겠나"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사업에 실패한 뒤 줄곧 택시를 몬다는 이모 씨(57)는 "(택시기사들이)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지 영업권을 뺏겨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택시기사는 갈 데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직업인데, 카풀 영업 허용은 기사들의 목숨을 뺏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택시기사들은 돈을 많이 버는 집단이 아니라 겨우 밥벌이하는 사람들"이라며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죽는 사람이 더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날 분신한 임씨와 같은 개인택시 기사들은 한층 더 큰 공감을 나타냈다. 영등포구에서 만난 개인택시 운전사 최모 씨(70)는 "이번에 돌아가신 분이 개인택시 영업자라 더 크게 공감이 간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개인택시 기사는 법인택시 기사보다 더 취약하다. 카풀 서비스는 개인택시 영업자를 다 죽이는 것"이라며 "정부가 이 문제를 방관하는 게 이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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