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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犬馬之勞의 한 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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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犬馬之勞의 한 해가 되길
  •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정선태백담당>
  • 승인 2014.01.02 0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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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들 하십니까?”가 유행이라는데 전혀 안녕하지 못했던 2013년이 저물고 갑오년이 왔다. 계사년 한 해는 갈등의 해로 마감했다.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것이 따로국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수선했다. 정쟁으로 경제 활성화 법안은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고 민영화 논란으로 인한 철도파업은 박근혜 정권 퇴진으로 이어졌다. 사분오열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참담한 한 해를 보냈다. 매년 연말이 되면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점령하는 질문이 있다. ‘내년은 무슨 해인가요?’가 바로 그것이다. 2014년은 갑오(甲午)년 말띠 해이자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청말띠의 해다. 동양권 국가에서는 무슨 동물의 해인지에 따라 출산율이 영향을 받는데 나라마다 해석은 조금씩 다르다. 지난 2002년도 말띠 해였는데 중국에서는 출산율이 급증했다. 중국인들은 양의 해 겨울에 출생한 아이, 특히 여자 아이는 겨울에 풀이 시들어 먹을 것이 없고, 운도 따르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말띠 해 다음에 오는 양의 해의 출산을 기피해 출산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는 팔자가 세다’는 속설 때문에 내년에 출산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속설이 실제 출산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통계로도 확인이 된다. 말띠 해였던 1978년의 출생아수는 전년보다 9% 떨어졌으나 이듬해인 1979년에는 15%나 증가했으며 1990년에는 남자아이의 출산이 예년보다 4%나 올랐다는 통계도 있다. 반면 ‘황금 돼지의 해’였던 2007년에 태어난 출생아 수는 49만 3000명으로, 2006년보다 4만 5000명이나 증가했다. 길한 해를 택해 아이를 낳아야 그 아이의 미래가 밝고 가정에도 행운이 깃든다는 전통적인 믿음을 비난만 할 수는 없다. 속설을 뛰어넘어 아이들을 맘껏 낳아 훌륭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를 고려하고 치밀한 분석을 통해 정부정책을 만드는 과정을 산모가 아이를 낳는 고통인 ‘산고(産苦)’에 비유하고, 잘 만들어져 국민의 행복에 기여하는 정책을 ‘옥동자’로 표현하기도 한다. 모든 정책담당자의 꿈은 자신들이 기획하고 설계한 정책이 ‘옥동자’로 커 나가는 것을 국민과 함께 지켜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갑오년(甲午年)새해가 밝았지만 한국 사회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아직도 우리 나라를 휘감고 있다. 대한민국을 본적으로 두고 있는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은 갑오년 출발점에서 희망(希望)이라는 단어를 끄집어 내 외치고 있다.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구, 평범한 서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욕심을 채우려는 상상이 희망이라는 두글자를 만들어내며 2014년을 맞이했다.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필부필부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절망 속에서도 또다시 경제 안정이라는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올라가 풍족한 삶을 살기 위해 우선적으로 선행돼야만 하는 것이 안정화된 경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는 국민들의 소박한 꿈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고통을 받는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어리석은 행동을 자초하지 말라는 애기다. 고용없는 성장으로 국민들의 염원을 꺽어서도, 빈껍데기인 지표를 운운하며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자만해서도 안된다.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고용률을 높이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는 추락하고 말 것이라는 글로벌 석학들의 경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 우리 나라는 고용도 성장도 정체해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살아나기 위한 첫째 조건은 국민들이 염원하는 일자리 창출에 있다. 한국 경제 뇌관이라는 가계부채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도, 내수 활성화도 일자리가 늘어나야 해결할 수 있다. 갑오년 청말띠의 해가 밝았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 가끔씩 내려 자신이 달려온 쪽을 바라본다고 한다. 걸음이 느린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 기다려주는 것이다. 우리도 말에서 잠깐 내려 바쁘게 달려온 지난 1년을 돌아다보며 갑오년의 ‘청마(靑馬)’에 실을 희망과 꿈을 설계해보자. 1년 뒤인 2014년 말에 말에서 내렸을 때는 올해보다는 더 행복해진 영혼이 따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한다. 새해는 전국매일 독자 여러분께 주마간산(走馬看山·달리는 말 위에서 겉만 보고 지나가다)이 아니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견마지로(犬馬之勞)의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그러다 기회가 오면 천리마인 기마를 타고 천리를 한 달음에 달려 목표에 도달하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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