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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보는 것에서 마음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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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보는 것에서 마음을 지키자
  • 박희경/지방부장, 포항담당
  • 승인 2014.03.11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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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그 마음 상태가 달라진다. 또한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보고자 하는 대상물들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영상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요즈음 각종 영상물들이 난무하면서 시각을 맹렬하게 자극한다. 텔레비전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고, 현란한 홈쇼핑 광고는 우리의 눈을 어지럽히기에 충분하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동영상과 사진 등이 유무선으로 순식간에 지구 이쪽에서 저쪽 끝으로 이동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쏟아지는 영상들은 그야말로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날마다 무차별적으로 전송되는 스팸메일에서부터 낯뜨거운 음란물들 까지 그 종류도 수 없이 많다. 사정이 렇다 보니 '쓰레기넷'이란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연예인들의 누드 영상이 핸드폰 액정화면에 뜨는 것은 이제 일상적인 일이 되고 말았다. 외국이들이 주를 이루던 야한 영상은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다. 폭력적이고, 엽기적 영상물들도 바이러스처럼 인터넷 속을 아무런 제재 없이 활개를 치고 있다. 영화나 소설이 외설적이니, 폭력적이니 하는 언급들은 인터넷 영상에 비추어보면 오히려 순박한지도 모른다. 사전검열제도가 폐지되었다고는 하나 영화나 소설 같은 것은 결국 공공의 검열을 받게 마련이다. 그러나 은밀하게 접하게 되는 인터넷 영상물은 일일이 검열할 도리가 없다. 경찰이 사이트를 차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앞서가는 자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미디어가 우리 모두를 서로 엮어놓은 것은 이상야릇한 짓을 하도록 자극하기 위해서 인 것 같은 착각도 들만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으면서 인간의 경험상 필요한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장소를 찾기 위해 우리는 미디어 섹스라든가 am(사디스트-마조히스트)문화를 개발하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 세계관을 지켜내기 위해 이전보다 더욱 경계하며 깨어 있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자칫 방심하면 우리 앞에 보이는 대로보고 그것을 실행하는 가운데 우리의 의식은 흐려지고 자신의 행동에 조금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오히려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이상증세까지 가고 말 것이다. 어떤 종교는 텔레비전 자체를 사탄의 도구로 여기고 텔레비전 시청자체를 금기시하기도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튼 우리가 보고자 하는 바를 스스로 잘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인간 정신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은 옛 선인들마저 간파하고 있었다. 우리는 보는 것에서 마음을 지켜야 한다.'눈이 범죄를 하면 눈을 빼어버려라' 하는 성현의 무서운 충고다. 눈과 마음을 엉뚱한데 빼앗기기 쉬운 이 시대에 다시 한 번 새겨들어야 할 교훈이 아닐 수 없다. 보는 것으로 하여 거기서 얻고 배우는 것이 옳은 일이면 더 없이 좋을 텐데, 보는 것으로 하여 폭력이나 음란한 행위를 우리 청소년들이 배우고 익혀 범죄를 유발한다면 이 시대에 보는 것에 대해 적당한 규제나 충고가 있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다음 세대가 이 나라를 이끌어 가야하는데 보는 것으로 하여 정당하지 못한 못된 행위나 배우고, 마약이며 성폭력, 기타 조폭(組暴) 흉내를 내며 거리를 활보하는 청소년의 수가 많아지면 이 나라 장래는 험난한 범죄가 지금보다 몇 배는 불어날 것이다. 보고 듣는 것을 가려야 하고, 그것을 통제하는 것이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실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한 번쯤은 깊이 고민해봐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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