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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가뭄 녹색댐이 해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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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가뭄 녹색댐이 해법일 수 있다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5.06.30 0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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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린 장맛비로 인해 어느 정도 농업용수와 먹는 물 부족사태는 해결된 듯 하지만 물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특히 지구촌의 기상변화로 인해 가뭄의 주기는 짧아지고 있지만 물 관리 대책은 하늘만 처다보는 형국이다.물은 모든 생물체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인간의 신체를 구성하는 성분 중 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체중의 3분의 2 가량이나 된다. 물은 인류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자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다.바다는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겉으로 보기엔 물이 풍부한 나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유엔(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에 포함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물이 부족해 먹지도 씻지도 못하는 나라가 많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가 ‘물 부족’이다.지금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는 가뭄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 문제는 국가를 뛰어넘어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시급하게 해결돼야 하는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깨끗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물을 확보하려는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다. 1997년부터 3년마다 ‘세계물포럼’이 개최돼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협력 방안과 대응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1995년 당시 세계은행 부총재였던 이스마일 세라겔딘(Ismail Serageldin)은 20세기의 전쟁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면 21세기는 물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태평양연구소의 조사 결과,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수자원과 관련된 무력분쟁이 41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4월 우리나라 대구와 경주에서 6일간 각 국가의 정부와 전문가, NGO 등이 정기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물 부족과 오염으로 심각해진 물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이러한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숲을 가꾸어 가뭄에 대처해야 주장도 나오고 있다.잘 가꾼 숲은 운동장과 같이 딱딱한 땅보다 최고 20배나 많은 양의 빗물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부드러운 숲의 표토는 빗물을 빨리 흡수해 토양 깊숙이 분산 시킨다. 토양 속에 갈무리 된 빗물은 천천히 이동해 비가 그친 후에도 오랫동안 맑은 물을 흘려보낸다. 숲은 이른바 ‘녹색댐’인 것이다.우리나라는 비가 여름에 집중해서 내리고 흔히 봄과 가을철에 가뭄을 경험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심한 가뭄현상으로 농산촌에서는 농작물 재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전국의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먹는 물의 제한급수도 실시하고 있다.숲은 거대한 녹색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숲은 빗물을 깊은 토양 속에 저장했다가 비가 그친 후 오랫동안 서서히 흘려보낸다. 물이 부족한 지금으로선 숲이 가장 최선의 대안이 아닌가 싶다.가꾸지 않은 숲에서는 빽빽해진 잎과 가지가 빗물을 막아 땅에 떨어지기 전에 공기 중으로 날려 보낸다. 햇빛도 차단돼 숲 바닥에 작은 나무나 풀이 자랄 수 없다. 숲을 가꾸지 않으면 오히려 계곡의 물이 마를 수 있다. 솎아베기와 가지치기는 숲이 소비하고 낭비하는 물을 줄인다. 반면 가꾼 숲에서는 햇빛이 숲 바닥까지 도달해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풀이 자란다. 또한 이들이 제공하는 부식질은 토양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토양은 지렁이·노래기 등 작은 생물들이 활동하면서 스펀지처럼 더욱 부드러워 진다. 부드러워진 토양은 더 많은 양의 빗물을 깊은 곳에 갈무리해 뒀다가 비가 그친 후 서서히 흘려보는 역할을 한다.숲속 계곡물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도 멈추지 않는다. 이는 지속적으로 가꾼 숲의 힘이다. 선진국들이 앞을 다투며 숲을 조성하고 가꾸는 이유는 더 이상 인공 구조물로는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4%를 숲으로 채우고 있다. 숲, 특히 잘 가꾼 숲은 녹색댐 기능을 발휘해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해 건강한 물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물 부족을 대비하고 물에 의한 재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숲을 만들고 잘 가꿔야 한다. 덧붙여 42년만이란 극심한 가뭄으로 국토의 허파기능과 수도권의 생명수 공급기능을 포함한 강원도의 숲이 가지는 가치가 경제적·사회적·환경적으로 얼마나 다양하고 무궁한지 되짚어 보고 국가정책의 재구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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