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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급증 은행 중도상환수수료 배만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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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급증 은행 중도상환수수료 배만 불려
  • 박창복기자
  • 승인 2015.09.09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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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월 합계 1710억원, 전년대비 31% 늘어나 

- 농협 0.73%, 평균보다 30% 높아

- 고정금리(0.35%)보다 변동금리(0.64%) 두 배 가량 높아

- 김기준 의원,“변동금리 대출 중도상환수수료는 당장 폐지해야”

 

국회 정무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서울 양천갑 지역위원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내은행별 중도상환수수료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 급증이 중도상환수수료 증가로 이어져 은행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말까지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이하 수수료) 수입 총액은 1710억원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 대출에 부과한 수수료도 553억원이나 됐다. 가계대출 수수료를 연으로 환산하면 2931억원으로 지난 해 2243억원에 비해 31% 늘어난 것이다. 수수료 수입은 가계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이 414억원(2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 우리(13.9%), 신한(12.8%), 농협(11.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주택담보대출(8대 시중은행) 평균 수수료율은 0.56%로 전년대비 0.01%p 상승했다. 정부가 수수료 부과체계 개선한다면서 은행권 자율추진 명목으로 뒷짐만 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율을 자율적으로 내린 은행은 한 군데도 없었다.

 

수수료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중도상환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도상환액은 작년 29조7천억원에서 금년 7월까지 23조6천억원으로 36%(연환산)나 늘었다. 은행이 대출경쟁에 따라 신규대출 금리는 내리면서도, 기존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조정에는 인색하기 때문이다. 중도상환 금액의 92% 이상이 변동금리 및 혼합형금리 대출이었다.

 

평균 수수료율은 농협이 0.7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SC(0.70%), 하나(0.67%) 은행이 뒤를 이었고 외환은행이 0.43%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 2012년부터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대출경과 기간별로 살펴보면, 1년 미만이 가장 높았다. 이는 현행 수수료율 부과방식이 대출경과 기간에 따라 수수료율이 감소하는 슬라이딩 방식이기 때문이다.

 

금리유형별로 살펴보면, 변동금리가 0.64%로 고정금리(0.35%) 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통상 금리변동 위험에 따라 고정금리 수수료율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2011년만 해도 고정금리(1.28%)가 변동금리(0.64%)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고정금리 수수료는 계속 감소한 반면, 변동금리는 작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는 급기야 역전되었다.

 

은행이 최근 고정금리 대출을 줄였고, 모든 대출에 대해 일률적인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변동금리 대출의 중도상환주기가 상대적으로 짧고, 수수료율은 상환주기가 짧을수록 높기 때문이다. 이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은행에게는 현행 수수료 체계가 매우 유리한 구조다.

 

그러나 통상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변동금리에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금융규제개혁법에 따라 작년부터 과도한 수수료에 대해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격대출 고정금리에 한해서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은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이 현행 부과방식을 바꾸지 않으려하기 때문에, 기이한 수수료율 구조가 발생하고 있다. 현행 수수료 부과체계를 개선하고 수수료율을 낮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소비자보호 추세 및 가계부채 부담 완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에 김기준 의원은 “가계대출 급증이 결국 은행들 배만 불린 것 아니냐”면서, “금리변동 위험이 없는 변동금리 대출에 부과되는 중도상환수수료는 지금이라도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리와 수수료율은 가격변수라면서 은행들의 자율적 결정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 ”가계부채를 폭탄처럼 키워놓고 은행연합회 대변인 같은 한가한 소리나 할 때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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