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동해안 산불] 3년만에 또...되살아난 '악몽'
상태바
[동해안 산불] 3년만에 또...되살아난 '악몽'
  • 강릉/ 이종빈·동해/ 이교항기자 
  • 승인 2022.03.06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릉 옥계 주민들 뜬눈 밤 지새워
"고통 그대로인데...분통 터집니다"
강원 강릉시 옥계면에서 지난 4일 오후 발생한 산불이 동해시까지 확산한 5일 묵호항 인근 주택가 주택들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 옥계면에서 지난 4일 오후 발생한 산불이 동해시까지 확산한 5일 묵호항 인근 주택가 주택들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연합뉴스]

강원 동해, 삼척 등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이어지는 6일 새벽 강릉 옥계 주민들은 3년 만에 다시 닥친 악몽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산양리 경로당에는 대피령에 몸을 피한 주민 2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주민들은 2000년대 들어 옥계면에서는 이번까지 4번의 대형산불이 발생하자 가슴이 답답하다며 몸서리쳤다.

옥계면에서는 지난 2004년 3월 16∼17일 산계1리 속칭 금단이골 산불로 430㏊ 산림이 불에 탔고 2017년 3월 9∼10일 산계리와 현내·낙풍리 산불은 160㏊에서 피해가 났다. 2019년 4월 4∼6일 옥계면 남양 1리 등 산불은 133㏊가 불에 타고 이재민 62가구 125명이 발생할 정도로 컸다.

또다시 불어닥친 이번 화마에 이날까지 400㏊가 넘는 산림이 불에 타는 등 막대한 피해를 낸 대형산불로 확산하자 불안감을 호소했다. 옥계 토박이 신길선씨(83)는 "낮에 마을을 잠시 다녀왔는데 이웃 주택 3채가 불에 탄 걸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신씨는 "일제강점기인 8살 때 마을에 엄청나게 큰불이 난 이후 크고 작은 불은 많이 겪었지만, 3년 전 불 난리 악몽은 아직 남아있다"며 "이번에 또 큰불을 보니 잠을 잘 수 없다"고 고통스러워했다.

지난 5일 오전 1시 8분께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주변 산림으로 빠르게 번져 동해시까지 확산했다. 동해에서도 불안 속에 뜬눈으로 밤을 보낸 이재민들이 많았다,

망상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 숙소에서는 화마에 터전을 잃은 신원준(75)·손복예씨(66) 부부가 지친 기색으로 멍하니 앉아있었다. 밤새 울어 눈이 퉁퉁 부은 손씨는 "우리 부부가 살 수 있도록 작은 컨테이너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산림 당국은 이날 중 주불 진화를 목표로 투입 가능한 인원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마에 맞서고 있다. 강릉 옥계와 동해에 헬기 28대를 집중해서 투입하고, 영월과 삼척에 각각 헬기 10대와 6대를 띄우며 큰 불길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강릉/ 이종빈기자 
ejb@jeonmae.co.kr
동해/ 이교항기자 
leekh@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