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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수원시 ‘대한민국 환경수도’ 입지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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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수원시 ‘대한민국 환경수도’ 입지 굳혔다
  • 수원/ 박선식기자
  • 승인 2022.06.07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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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칠보치마 복원사업, 야생생물 보호구역 지정
꼬리명주나비 서식지 조성 및 보호…건강한 생태도시 구축
탄소포인트·온실가스 감축·재활용품 분리수거량 등 환경도시
쥐방울덩굴의 지주 역할 및 애벌레와 나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서호공원에 설치된 꼬리명주나비 생태정원. [수원시 제공]
쥐방울덩굴의 지주 역할 및 애벌레와 나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서호공원에 설치된 꼬리명주나비 생태정원. [수원시 제공]

경기 수원시 서부권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칠보산의 원래 지명은 ‘팔보산(八寶山)’이었다. 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 수탉, 호랑이, 절, 장사, 금 등 귀중한 보물이 8개나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황금 수탉이 없어져 칠보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최근 칠보산에서 발견된 깃대종 칠보치마가 복원돼 서식하기 시작했다.

●깃대종 ‘칠보치마’
칠보치마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식물로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생육 특성과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습기가 많은 곳의 바위나 계곡 근처에서도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만 잘 자란다. 1968년 칠보산에서 처음 발견돼 ‘칠보치마’라는 이름이 붙은 수원시 8대 깃대종 중 하나다. 그러나 도시개발로 습지가 훼손되면서 어느샌가 칠보치마는 칠보산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던 칠보치마가 칠보산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상촌중학교 뒤편 산책로를 따라 신비한 느낌을 자아내는 무학사 입구를 지나 경사로를 오르다보면 오른쪽으로 치마를 펼치고 곱게 앉아 있는 칠보치마 300여본이 모습을 드러낸다. 

칠보치마를 이식해 복원에 성공한 칠보산 야생생물보호구역 일대. [수원시 제공]
칠보치마를 이식해 복원에 성공한 칠보산 야생생물보호구역 일대. [수원시 제공]

이처럼 칠보치마가 칠보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잘 자라기 시작한 것은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시의 끈질긴 복원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시는 2016년부터 국립생물자원관과 칠보치마 복원을 위한 협력 사업을 시작했다. 남해 자생지에서 채종해 증식한 칠보치마 1000본을 2017년 5월 당수동 산 63번지 습지에 이식했다. 햇빛이 잘 드는 습지라는 어려운 생육 조건이 맞는 곳에 심었지만 겨우 22본만 꽃을 피웠다. 시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듬해 칠보치마 500본을 추가로 식재해 2019년에는 200본이 개화하는 결실을 맺으며 안정적인 정착기를 일궈냈다.

시는 칠보치마가 서식지 일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햇빛양을 확보하고 숲 틈을 조성하려 솎아베기와 덩굴 제거 작업을 했고, 경계 울타리와 안내판 및 CCTV를 설치해 인위적인 훼손을 방지했다. 

특히 이 일대(3200㎡)를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다양한 보호종 생물들이 서식하는 공간으로 관리 중이다. 칠보치마 복원을 위한 습지 관리 덕분에 해오라비난초·도깨비사초 등 습지성 초본류가 자리를 잡았고, 두꺼비·맹꽁이·누룩뱀 등 양서류와 파충류도 함께 살게 됐다. 곤줄박이와 소쩍새, 황조롱이 등 조류도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꼬리명주나비 서식지로 조성한 수원천 쥐방울덩굴 식재 구간에서 꼬리명주나비가 날고 있다. [수원시 제공]
지난해 꼬리명주나비 서식지로 조성한 수원천 쥐방울덩굴 식재 구간에서 꼬리명주나비가 날고 있다. [수원시 제공]

●꼬리명주나비, 시민의 일상으로 날아들다
시는 칠보치마 외에 꼬리명주나비를 보호하는 생태정원을 만들었다.

나비목 호랑나비과에 속한 꼬리명주나비는 환경부가 지정한 국가적색목록에 포함된 생물이다. 꼬리명주나비 애벌레는 쥐방울덩굴만 먹는데, 하천 정비 등이 진행되면서 먹이식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시는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 이식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8년 국립생물자원관과 협력해 남수문~지동교 구간 수원천변에 쥐방울덩굴 500여본을 심고 관리했다. 이듬해에는 반대편 지동교~영동교 구간에 200본을 추가로 심었다. 또 성충의 먹이인 털부처꽃과 꿀풀 등도 함께 심었다.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이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것을 확인한 2020년 7월에는 꼬리명주나비 애벌레 40마리를 서호공원 일대에서 채집해 이식하고,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망도 설치했다. 

서호공원 꼬리명주나비 생태정원에서 애벌레가 쥐방울 덩굴을 먹고 있다. [수원시 제공]
서호공원 꼬리명주나비 생태정원에서 애벌레가 쥐방울 덩굴을 먹고 있다. [수원시 제공]

서호 일대에서도 관리가 체계화됐다. 제방과 공원에 나뉘어 있던 서식지를 통합관리하면서 애벌레와 나비를 보호하는 구조물을 설치했다. 구조물 내부에는 꿀풀 등을 심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통과하면서 꼬리명주나비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이러한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동 단위로도 확산됐다. 올해 율천동 주민들은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의 깃대종으로 꼬리명주나비를 지정하고, 밤밭청개구리공원 내에 생태정원을 조성했다.

●‘1등’ 환경지키미 수원특례시
시의 환경보호 정책은 생물다양성 복원이나 자연생태 보호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선 기후대기 분야에서 탄소포인트제 참여 가구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온실가스 감축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시에서 탄소포인트제에 참여한 가구는 2868가구였다. 이는 직전 3년간 평균(1486가구) 보다 93%나 증가한 것이다. 또 지난해 온실가스 기준배출량 2만7873tCO2eq 중 43.9%에 달하는 1만2243tCO2eq을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목표감축률이 34%였던 것을 감안하면 10% 가까이 초과 감축한 놀라운 성과다. 올해 감축목표는 1만181tCO2eq로, 지난 4월 말까지 4424tCO2eq를 감축하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칠보산에 복원된 칠보치마가 꽃을 피운 모습. [수원시 제공]
지난해 칠보산에 복원된 칠보치마가 꽃을 피운 모습. [수원시 제공]

시는 지난해 ‘수원시 화학사고 대응 및 지역사회 알권리 조례’를 제정해 화학사고에 대한 체계적 대응 계획을 수립해 시민과 생태계를 보호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6월 35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 내 기업에서 암모니아 누출 및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을 가정한 훈련을 진행하며 체계적으로 대응력을 높였다.

이와함께 시민 1인당 재활용품 분리수거량은 2020년 56g에서 지난해 89g으로 늘어났다. 시는 올해 투명페트병이 품목에 포함되면서 1인당 186g으로 분리수거량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증진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인 결과, 경기도 환경대상 최우수상 수상의 성과로 이어졌다”며 “수원특례시 역시 대한민국 환경수도라는 위상을 견고하게 지키면서 시민들에게 생태 서비스 등 다양한 편익이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수원/ 박선식기자 
sspar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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