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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미군 부대 창설 이래 최초 용산기지 유적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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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미군 부대 창설 이래 최초 용산기지 유적 탐방
  • 박창복기자
  • 승인 2016.04.06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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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학(學) 강좌’ 대미 장식...위수감옥, 미8군 전몰자 기념비 등 잊힌 근현대 역사 살펴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에서 최근 주민들이 미군부대 용산기지를 방문해 근현대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 3주간 6회에 걸쳐 진행된 평생학습 프로그램 ‘용산학(學) 강좌’를 통해 용산의 역사와 미군기지 내 유적에 대한 사전지식을 쌓은 후, 지난달 30일 이곳에서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

이는 미군 부대 창설 이래 최초로 이루어진 일로 30대 젊은이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용산구민 30여명의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했다. 탐방은 용산기지 1번 게이트를 통과해 사우스포스트(이태원로 남단)의 드래곤힐 호텔을 들르는 것을 시작으로 둔지산(屯之山), 100년이 넘은 감옥시설(위수감옥), 미8군 사령부가 위치한 메인 포스트 등 용산기지의 복잡다단한 역사를 탐방했다.

두 시간여 이어진 강행군에도 주민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70대 학우는 “전혀 힘들지 않아요. 지난 50년간 용산에 살았는데, 이번 기회에 몰랐던 사실들을 정말 많이 배웠다. 좋은 공부가 됐어요.”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용산은 근대 이전에도 한양도성의 관문으로 교통, 군사적 측면에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고려 말 몽고군의 병참기지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보급기지로 활용됐으며 임오군란(1882) 때는 청나라 군대의 주둔지로, 이후 일제 강점기와 광복 이후까지 오랜 기간 외국군이 주둔하는 아픔을 간직해 온 곳이다.

내년부터 미군부대 이전이 시작되면, 지난 100여 년간 밟지 못했던 용산의 땅이 주민 품으로 돌아온다. 구는 앞으로도 주민들이 참여하는 미군부대 탐방 행사를 정례화 한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이 지역의 역사를 이해하고, ‘부(負)의 유산’(Negative Heritage) 또한 가능한 원형 그대로 보존해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다.

성장현 구청장은 “용산기지는 일제의 동아시아 침략 역사를 비롯20세기 중반 냉전 체제 아래 한, 미, 유엔의 교류와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라며 “기지가 이전되면 잊혔던 근현대 역사도 복원하고 용산이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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