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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참죽나무 어린 새순, 가죽나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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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참죽나무 어린 새순, 가죽나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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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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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가죽나물을 가죽나무의 순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죽나물은 참죽나무의 어린 새순을 말한다. 가죽나무와 참죽나무는 완전히 다르다. 가죽나무의 새순은 독을 띄며 향도 독해서 섭취할 수 없지만 참죽나무에서 나는 어린 새순은 독특한 향과 해독력이 좋아 웰빙 산나물로 각광 받고 있다.

참죽나무 껍질은 소나무 껍질 같고, 가죽나무 껍질은 매끈하다. 가죽나무는 번식력도 좋고,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참죽나무는 추위에 약해 야생에서는 귀하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집 근처에 참죽나무를 심어서 새순과 잎을 먹을거리를 얻었고, 크게 자라면 목재로 썼다. 또한 봄의 신록도 좋을 뿐 아니라 가을의 열매 꼬투리가 달린 모습 또한 아름다워 관상 가치가 높다.

참죽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에 들어온 귀화식물(歸化植物)이다. 참죽나무는 진짜 대나무라는 뜻이다. 경상도에서는 가죽나무, 전라도에서는 쭉나무라고 부른다. 주로 남부지방인 경상도, 전라도의 마을부근, 사찰경내 등지에 분포한다. 현재는 인공재배로 충청북도와 전라북도에서 많이 생산된다.

참죽나무는 높이는 20m정도 자라고, 줄기는 곧고 가지의 수가 적다. 외피가 얕게 갈라져 붉은색의 껍질이 나타난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거꿀달걀형이며, 길이 2.5cm이고 5개로 갈라진다. 씨는 양쪽에 날개가 있다. 번식은 가을에 익은 종자를 저장했다가 파종하기 한 달 전에 젖은 모래와 섞어 두었다가 파종한다. 분근이나 분주도 가능하다.

참죽나무 목재는 결이 곱고 갈라지지 않아 악기재·가구재·조각재·농기구재 등으로 쓰인다. 뿌리는 염료로 활용했다. 참죽나무의 진정한 가치는 천연 식품으로 먹는 새순에 있다. 새순 따는 적기는 빨간 순이 13~15cm 되는 4월 20일 경이고, 2차 채취는 5월 중하순 경에 다시 채취할 수 있어서 수확량도 꽤 많은 편이다. 한번 맛에 매료되면 다시 찾는 나물로서 그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농산촌의 유휴지에 식재하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유망 수종이다.

가죽나물은 무기질, 각종 비타민, 탄수화물이 함유되어 있고 씁쓸한 맛이 여름에 체온상승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다. 감기 예방과 이질, 치질, 장풍, 염증 등에 효력이 있다. 특히 베타카로틴 함유로 면역력 강화와 체내에 쌓인 여러 독소들을 배출해 주는 해독작용을 한다.

또 쿠에르체틴, 루틴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살균 효과가 뛰어나고 미세먼지 황사 각종유해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며 대장균, 장티푸스, 폐렴구균 등의 유해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천연 구충제로도 활용된다. 동의보감에는 참죽나무 껍질에 정혈, 지혈, 소염, 지사, 부인병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돼있다.

나물로 사용할 때는 어린순이어야 되고 잎은 윤기가 있고 두껍지 않으며, 만져 보아 부드럽고 연한 것을 고른다. 보랏빛을 띠는 것이 좋다. 봄에 나오는 새순은 생으로 먹거나 나물무침, 나물밥, 전, 장아찌, 부각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조리하여 사철 먹을 수 있는 식품이다.

가죽나물 무침을 조리할 때는 억센 줄기는 골라내고, 밑둥을 잘라 준다. 흐르는 물에서 깨끗이 흔들어 씻어낸다. 다음에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은 뒤 나물을 2분 내외로 데쳐준다. 그 후 찬물로 2~3회 헹구고 짜주며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 준다. 고추장과 다진마늘, 액젓, 매실청, 국간장 등을 넣고 잘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그리고 준비한 나물과 양념장이 잘 배이도록 무쳐주고 그 위에 참깨를 올려주면 맛있는 가죽나물 무침이 완성 된다.

남은 나물은 상온 보관하면 쉽게 무르고 상하게 되므로 키친타올이나 신문지에 싸서 비닐팩에 담아 바로 냉장 보관한다. 대체로 3~4일 정도 냉장 보관할 수 있다. 장기보관을 하는 경우 깨끗이 씻어 살짝 데친 후 소분하여 냉동 보관한다. 향이 강한 채소라 가급적 바로 먹는 것이 좋다.

가죽나물은 양고기와 같은 감칠맛과 후추의 알싸함을 느낄 수 있는 봄나물이다. 육류와 함께 요리하면 고소한 맛이 증가하고, 들깨와 함께 조리하면 풍미가 좋아지며 해산물 특유의 향도 생성되는 2중 3중 맛을 창조한다. 산과 들의 나물을 캐먹다가 그 맛이 좋으면 작심하고 길러서 작물이 된다. 가죽(참죽)나물, 명이나물(산마늘), 냉이, 달래 등이 그렇다. 얼마나 좋으면 사랑받는 농산물이 되었을까.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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