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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공의 1명=전문의 0.5명' 전문병원 육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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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공의 1명=전문의 0.5명' 전문병원 육성한다
  • 이신우기자
  • 승인 2024.03.12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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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설립시 '전문의 고용' 확대 유도…규모별 수가체계 개편
한총리 "규모 아닌 실력 따른 보상"…의료개혁으로 대형병원 의존도 감소
상급종합병원 수술, 전공의 집단사직 전보다 53% 급감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처리할 안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처리할 안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공의 대신 '전문의 중심 병원' 육성을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규 의료기관의 의사인력 확보 기준을 심의할 때 전공의는 전문의의 2분의 1 수준으로 인정한다.

이는 이른바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에 환자들이 쏠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전공의에게 의존하는 의료 체계를 정상화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12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을 신속 추진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각급 병원들이 병원 규모가 아니라 병원 실력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전문성을 갖춘 강소전문병원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현재도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전문성을 갖고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강소전문병원들이 있다"며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효과적 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일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은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4대 의료개혁 과제 중 하나다.

대형병원은 상급종합병원(3차)으로 분류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빅5 병원의 전공의는 2천745명으로, 전체 의사(7천42명)의 40%를 차지한다.

환자들이 동네 병·의원(1차), 중소·전문병원(2차)을 건너뛰고 대형병원부터 선호하는 현상을 바로잡고, 전공의가 이탈하면 의료현장이 마비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역 곳곳에 자리 잡은 전문병원 육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을 설립할 때 전공의를 전문의의 50%로 산정해 전문의를 더 많이 고용하도록 한다.

'의사인력 확보 기준' 준수 여부를 판단할 때 전공의 1명을 0.5명으로 따진다는 얘기다.

또 정부는 내년에 국립대병원과 지역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지원사업'도 진행한다.

전문의 고용을 확대해 전공의에게 위임하는 업무를 줄이며, 인력 간 업무 분담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를 개선하고,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확대해 전문의 중심 인력 운영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1년 단위 단기계약 관행을 개선해 장기 고용을 보편화하고, 육아휴직과 재충전을 위한 연구년 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전문의 중심 병원 운영에 필요한 수가(酬價)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다음 주 전문의 중심 병원 등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가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투입한 군의관, 공중보건의(공보의)는 이날까지 병원 근무에 필요한 교육을 마친 뒤 13일부터 본격 근무에 들어간다.

정부는 군의관과 공보의가 빠르게 적응하도록 최대한 각자 수련받은 병원에 파견했다. 

이에 따라 군의관과 공보의의 57%가 수련받은 병원에서 파견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행동 이전인 2월 1∼7일의 평균과 비교했을 때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감소 폭은 이달 4일 기준 40.7%였으나, 11일 기준으로는 37.7%가 됐다.

상급종합병원 수술은 지난달 15일 대비 이달 11일 약 52.9% 줄었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의 입원 환자 수는 약 3,000명대로, 평시와 비교했을 때 크게 변동이 없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의사가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의사가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응급실 408곳 가운데 398곳은 병상 축소 없이 운영 중이다.

상급종합병원 진료 감소분의 일부는 종합병원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공의가 없는 종합병원의 입원 환자는 집단행동 이전보다 9% 늘었다.

한편 한 총리는 "의대 정원 확대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의료계는 20년 전에도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다며 오히려 의대 정원 감축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의 붕괴라는 위기 앞에 놓인 지금의 현실을 또다시 방치한다면,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는 더욱 절망적일 것"이라며 "의대 증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인들을 향해 "환자들은 인생에서 가장 절박한 순간에 여러분을 만난다"며 "하루속히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 곁으로 돌아와달라"고 요청했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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