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천지역에는 인천도시공사(iH)의 서구 루원복합청사 이전에 대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공공시설 재배치 방안에 따라 내년 준공(2022년 7월 착공) 예정인 서구 가정동 ‘루원복합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iH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검단, 구월2공공주택지구, 검암, 계양테크노밸리 등 자체 역량을 동원한 사업지에 상징적인 청사를 건립하면서 인천도시개발의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LH가 100% 단독으로 추진한 LH의 상징적 조성사업지에 iH가 자리 잡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에 대해 LH는 루원시티가 LH와 인천시 지분이 50대 50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루원복합청사로 이전이 정해졌던 공공기관 9곳 중 인천연구원, 인천시인재개발원, 인천관광공사 등의 이전계획이 백지화하면서 공간을 채울 대안으로 iH가 이전 검토대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iH의 루원복합청사 이전을 위해서는 산적한 문제들에 따른 해결이 필수적이다. 먼저 20년 동안 남동구 만수동에 자리매김했던 iH 청사를 대체할 방안의 부재로 남동구 주민과 iH 인근 상권의 반대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2019년 iH 이전 검토가 쟁점화했을 때도 지역상권 위축을 우려한 남동구와 만수동 주민들의 반대가 컸다. iH 직원 및 방문 인원들이 상권 유지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은 만큼, 현재 상권에 기여도 이상의 기관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주민들의 지속적인 반대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청사 이전이 iH에 미칠 부채비율 등의 재무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iH는 청사 이전 비용으로 약 3000억 원을 추산하고 있다. 토지 비용만 2000억 원, 청사 건축비 1000억 원이 청사 이전에 필요하다.
iH는 행정안전부 부채 중점 관리제도의 부채비율 기준인 200%의 문턱을 넘나드는 실정이다. 정부의 부채 중점 관리제도는 전년도 결산기준 부채 규모 1000억 원 이상 또는 부채비율 200% 이상인 공사 및 출자·출연기관을 부채중점 관리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부채 중점 관리기관으로 지정할 때 재무부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해야 하는데, 이는 인천지역 공공 도시개발을 위한 iH 사업자금 조달 및 공사채 발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iH의 2022년 결산기준 부채비율은 199%, 지난해 결산기준 부채비율은 195%다.
iH의 올해 부채비율을 지난해 보다 12% 낮춰 183%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iH는 내년 173%를 시작으로 2026년 163%, 2027년 153%로 낮춰가며 재무건전성을 확보(2027년 재무구조는 부채 5조3204억 원, 자본 3조4846억 원, 부채비율 153% 목표)하겠다는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실제로 루원복합청사로의 이전 비용 3,000억 원을 iH가 자체적으로 조달할 경우, 부채로 계상돼 사업시기 조정 및 사업추진 여부의 검토가 필요하게 된다. 또 재무구조의 연쇄작용에 따라 결국 공사채 발행 등 추가 부채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iH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검단, 구월2공공주택지구, 검암, 계양테크노밸리 등 자체 역량을 동원한 사업지에 상징적인 청사를 건립하면서 인천도시개발의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LH가 100% 단독으로 추진한 LH의 상징적 조성사업지에 iH가 자리 잡는다는 것을 꺼리는 불가피성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iH는 부채 증가의 문제를 품고 시정부의 공공시설 재배치 방안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iH는 청사 이전이 필수적이라면 중장기적 검토가 필요하더라도 시 본청과의 업무연락 편의성, 원도심 재생과 도시개발을 위한 지정학적 위치, 땅값 보전과 이전비용 절약, 앵커시설 설치 가능성 및 iH의 상징성 등을 고려, 구월2공공주택지구로의 청사 이전을 원하는 분위기다. 이곳은 인천시청과 현재의 iH 청사를 차량을 통해 5∼10분 정도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다. iH가 현재 시행하는 구월2지구는 남동구 구월동·남촌동, 연수구 수산동·선학동, 미추홀구 문학동·관교동 등 2.2㎢(67만 평)에 주택 1만6,000가구를 공급하는 100% iH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iH는 청사 매입을 이유로는 공사채 발행을 할 수 없기에 이전 비용을 구하려면 자본을 움직여야 한다며, 기존 사업의 분양 대금 등 자본을 활용한다면 현금 유동성이 낮아져 다른 개발사업들의 일부 지연이 예상된다고 제기하고 있다.
iH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재정 부담이 없는 현재의 청사를 유지하며 재무건전성을 중장기로드맵에 따라 최대한 맞춰나가는 것이겠지만 루원복합청사로의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재정 부담을 안고 매월 건물 임차료를 내는 방안 등도 나올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정원근 인천취재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