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10일 오전 6시를 기해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이른 아침 일찍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자 하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 종로구 서울교동초등학교에서 만난 정유리(24)씨는 "회계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 학원 가기 전에 들렀다"고 말했다.
정씨는 "청년 정책이 너무 부족한데 뽑고 싶은 후보가 없더라도 투표율을 높여야 우리를 위한 정책도 많아질 것"이라며 "국회가 서로 양보하면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직장인 류혜명(28)씨는 친구와 여행을 가기 전 한 표를 행사하러 강남구 논현1동 제3투표소를 들렀다.
류씨는 "정치에 큰 관심은 없지만 투표는 해야 하고, 또 평일처럼 눈이 떠졌다"며 웃은 뒤 "양당 중심의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표가 분산되도록 투표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투표하러 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허리 수술 후 지팡이를 짚고 서울교동초교 투표소를 찾은 장입분(85)씨는 "주점을 운영하는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장사가 안되고 사는 것도 힘들다"며 "경기도 안 좋고 소상공인들은 죽어가는데 새 국회가 꾸려지고 경제도 나아지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발달장애인 아들(33)의 투표를 돕기 위해 논현1동 투표소를 찾은 권모(63)씨는 아들의 투표 모습을 바라보며 "공정하고 투명하고, 더 많은 사람이 서로 배려하고 배려받는 사회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단정하게 옷을 갖춰 입고 우산을 지팡이 삼아 투표소를 찾은 90세의 한 어르신은 "나는 살 만큼 살았고, 자녀들이 나중에 '그래도 우리 선조들 덕분에 이렇게나마 산다'고 생각할 수 있게끔 투표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투표소를 찾은 70대 이 모 씨는 "당연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러 왔다"면서 "대국민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정당과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인근 사천동 소재 투표소에서 만난 91세 이 모 씨는 "나이가 많아 지팡이 없이는 나다니기도 힘든 몸이지만,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어렵게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한 뒤 차근차근 투표에 임했다.
이날 오전 6시 10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1동 행정복지센터에 차려진 만촌1동 제5투표소는 유권자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른 아침 본투표를 마친 황인선(54) 씨는 "대구에서 선거가 재미있을 게 뭐 있겠냐마는 그래도 비례대표에 기대를 걸고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이동근(41) 씨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싶어서 왔다"며 "아이들에게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대우마리나 3차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차려진 투표소 앞에는 20여 명이 줄을 섰다.
오전 6시부터 시작하는 투표시간에 앞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었다.
한 40대 여성은 "누가 뽑히든 당리당략이 아닌 진정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전국종합/ 박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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