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터널 입구 상단에 뜻을 알기 어려운 '꾀·끼·깡·꼴·끈'이라는 문구가 설치돼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가 '즉시 시정조치, 혼란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입구 위에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의 하나로 '꾀·끼·깡·꼴·끈' 이라고 적은 대형 문구를 지난 21일 설치했다.

문제는 정확한 뜻을 알기 어려운 이런 문구를 설치하면서 논란이 됐다. 하지만 해당 문구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월 2일 시무식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5가지 덕목으로 한 작가의 말을 인용해 "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꾀(지혜), 끼(에너지·탤런트),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정적인 의견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23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불필요한 일로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시는 물론 시 산하 기관들이 업무처리를 해나갈 때 시민 눈높이에 맞는지부터 세심히 살필 것을 당부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해당 대형 문구 설치에 대해 '부산시설공단은 부산시의 여러 공공시설물을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노후 시설물들의 미관을 개선하고자 3월 7일 디자인경영위원회를 발족, 총 5차례에 걸쳐 문구를 설치해 미관을 개선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 그 과정에서 시범적으로 '꾀·끼·깡·꼴·끈’ 문구를 도로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21일 대연터널 위에 설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시는 언론보도를 통해 상황을 접하고, 시설공단 측에 경위 조사와 함께 해외 출장인 박형준 시장에서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시장은 "안전이 중요시되는 고속도로 터널 위에 저러한 문구를 설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다”고 강조하고, “사전에 보고받지 못해 미리 막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즉각 시정조치하여 혼란이 없도록 하라”고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한편,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황당하다", "예산 낭비다"라는 글과 함께 해당 문구의 사진 등을 올린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이채열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