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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이제는 화합과 상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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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이제는 화합과 상생으로···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4.05.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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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제 22대 국회가 30일 개원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야당의 압승,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당초 전망치보다 훨씬 큰 격차로 승부가 났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은 심대한 타격을 입어 정권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등과 합세해 윤 정부를 벼랑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22대 국회 앞에는 미래 세대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 올 1분기 0.65명으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낮다. 생산인구 격감과 지역 소멸은 나라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연금, 노동, 교육 등 3대 개혁을 포함해 국가와 사회의 틀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하는 과제도 엄중하다.

국민연금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더 내고 더 받는 1안’과 ‘더 내고 그대로 받는 2안’을 제시했지만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동 분야에선 주 4일제 시행 등 선심성 약속에만 매달려선 안 되며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성과 경직적 고용구조를 타파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경제 활성화와 산업구조 개편에 대한 뒷받침도 중요하다. 인공지능(AI) 시대 글로벌 경제전쟁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국회는 정부 및 산업계와 손잡고 AI와 반도체, 바이오, 우주항공,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첨단산업을 육성해 한국을 7대 경제강국으로 이끄는 초석을 놓아야 한다.

여야는 또 갈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지정학적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 미국 일본 간 해양안보 동맹을 강화하는 데 이념과 진영 논리를 떠나 서로 협력해야 한다. 안보와 방산 수출 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외유 나들이’라는 선동적 프레임으로 발목을 잡고 공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러시아 및 중국과 손잡고 핵 위협과 도발 공세를 멈추지 않는 북한에 대해서도 거국적 차원의 단일 대오가 필요하다.마지막으로 이번 총선을 거치며 더욱 심각해진 국민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정치적 이념과 지지 정당에 따라 사분오열된 국민의 아픔과 불안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스스로 대화와 타협, 국민 통합을 위한 노력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대 마지막 임시회를 앞두고 ‘정치개혁’ 3대 과제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시한을 12개월 전, 6개월 전 등 단계별로 정하고, 법안의 체계·자구심사만 전담하는 ‘법제위원회’를 별도로 만드는 법안과 함께 개헌절차법도 새로 만들어 국민 참여를 통한 개헌 논의 절차를 만드는 것이다. 김 의장은 21대 국회에서 추진해 왔지만 완결하지 못한 정치개혁 관련 법안인 공직선거법, 국회법 일부 개정안과 개헌절차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 것이다.22대 국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정치개혁 관련 법안을 처리하려는 국회의 움직임이 고무적이다. 그런데 이들 법안보다 더 중대한 정치개혁 과제가 22대 국회 앞에 놓여 있다.

위성정당 등 제도의 취지를 흔드는 꼼수도 원천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 불안정성과 지역적 대립 구도를 강화하는 소선거구제 대신 지역구 권역을 적어도 3~5인 선거구로 전환하는 중대선거구제도 절실한 과제이다.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은 한국 정치개혁의 가장 긴급한 과제이다. 그래서 22대 국회에서는 개원 초부터 이 일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다양한 정치적 신념이 국회에 발붙일 수 있도록 하고, 지역주의와 혐오 정치, 갈등 정치가 해소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것이 국민 주권을 제대로 반영하는 방안이다.여야 영수회담도 열어야 할 시점이 됐다. 무엇보다 국력을 한데 모으지 못하면 점증하는 경제·안보 위기의 파도를 넘을 수 없다.압도적 승리를 거둔 민주당도 이 대목만은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다.

22대 국회도 별반 다르지 않은 출발을 예고한다. 갈등 폭발을 향한 비등점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악다구니와 폭력의 시한폭탄이 째깍거린다. ‘해병대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휘발성 강한 사안이다. 야당은 대통령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군주민수(君舟民水)’를 들고 나왔다. 국민은 물과 같아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언제든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원구성 협상도 결전 대기모드다. 승리에 취한 민주당은 관례상 야당이 맡던 법제사법위와 운영위도 차지하겠다는 속셈이다. 다수 국민이 ‘정권심판’에 힘을 실었다는 논리다. 한데 표면상 민주당 대승이지만 엄밀하게는 박빙이다. 전국 지역구 득표율은 민주당 50.48%, 국민의힘 45.08%로 득표율 차는 5.4%p에 불과하다.

정치인의 언어는 대국민 메시지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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