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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정치권 몰아친 ‘아빠찬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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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정치권 몰아친 ‘아빠찬스’ 논란
  • 김주현기자
  • 승인 2024.06.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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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고승덕 후보 기자회견서 "공작정치의 희생양··· 후보직 사퇴 생각 전혀 없다"
서울 강남역사거리 유세서 "미안하다" 절규··· 고 후보, 서울시교육감 선거서 패배

공영운 '아빠찬스' 논란에 이준석 후보 "30억 원 건물 증여··· 아들 전역 선물 같다" 비꼬아
공 후보 입장문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 받아들여··· 겸허히 처신하겠다" 시인
2024년 4월 10일 경기 화성을 지역구서 패배··· "동탄에 대한 저의 진심 변치 않을 것"

오동운 공수처 후보, 스무살 딸 재개발 예정 토지·주택 매매 관련 사과
인사청문회서, 여야 가족 관련 각종 편법·특혜 의혹 한 목소리 질타해
국회 법사위, 경과보고서 여야 합의로 채택··· 尹 대통령, 임명장 수여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4년 6월 1일 정치권 몰아친 ‘아빠찬스’ 논란

지난 2014년 6월 1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아빠찬스'와 '정치권'이다.

고승덕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유세에서 "딸아 미안하다"를 외치는 장면을 포착한 뉴스1 박지혜 기자의 '미안하다'가 이달의 보도사진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제공]
고승덕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유세에서 "딸아 미안하다"를 외치는 장면을 포착한 뉴스1 박지혜 기자의 '미안하다'가 이달의 보도사진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제공]

● 서울시 교육감 후보 고승덕 딸 희경씨 “아빠는 교육감 자격없다” 폭로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딸 희경(미국이름 캔디 고)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고승덕은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비판 글을 올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희경 씨는 고 후보와 전처인 박유아 씨 사이에서 태어난 2남매 중 장녀. 유아 씨는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차녀다.

2014년 5월 31일 희경 씨는 페이스북에 ‘서울 시민들에게’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어머니가 나와 동생을 뉴욕의 학교에 보내려고 미국으로 데려온 뒤 그는 아예 우리와 연락을 끊었다. 11세 때부터 아버지 없는 삶에 적응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교육감은 가장 가까이 있는 자기 자식부터 보살필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라며 고 후보가 교육감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지적했다.

고승덕, 고희경 가족 사진 . [고캔디 페이스북 캡처] 

고승덕 후보는 2014년 6월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딸이 이런 글을 올린 데 대해선 참담한 심경”이라면서도 “아픈 가족사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세력에는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했다. 또 “문용린 후보와 박태준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각각 교육부 장관과 총리로 재임하면서 각별한 관계를 맺은 걸로 안다”며 “딸의 글이 문 후보와 박 전 회장 아들의 야합에 기인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 후보는 자신을 ‘공작정치의 희생양’으로 표현하며 "후보직에서 사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가 2014년 6월 1일 서울 을지로3가 선거사무소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가 2014년 6월 1일 서울 을지로3가 선거사무소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고승덕 후보는 6월 3일 오후 서울 강남역사거리 유세에서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을 쓴 딸을 향해 "못난 아버지를 둔 딸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고 절규했다. 갑작스러운 절규에 길을 가던 시민들은 깜짝 놀라 그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고 후보는 연설에서 "아픈 가족사"라는 단어를 언급할 때마다 울먹였다. 또한 딸의 글을 '패륜'이라고 지적한 문용린 후보에게 "당장 내 딸에게 사과하라"고 성토했다.

결국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가 결국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 2014년 6월 4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 투표에서 고 후보는 5일 오전 12시30분 기준 득표율 27.2%를 기록, 조희연 후보(37.9%)를 앞지르지 못했다. 4일 오후 6시 투표가 마감된 가운데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고 후보는 21.9%를 기록, 조 후보(40.9%)와 문용린 후보(30.8%)에 밀렸다.

한편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장녀 희경씨가 2014년 6월 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또한 그런 것에는 관심도 없다"며 "이번 선거에 유권자들께 좀 더 자세하게 알려드릴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길 단순히 원했다"며 "말했어야 할 것을 말했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덜게 됐다"는 심경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 [연합뉴스] 

● 4.10총선 화성을 공영운 후보 ‘성수동 주택’ 군복무 아들에게 증여··· ‘아빠찬스’ 발목
더불어민주당 4·10 총선 경기 화성을 공영운 후보가 서울 성수동의 부동산을 지난 2021년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다. 

2024년 3월 28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 후보는 지난 2017년 6월 서울 성수동의 다가구주택을 구입한 뒤 해당 주택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 직전인 2021년 4월 아들에게 증여했다.

증여 당시 아들은 만 22세로 군 복무 중이었다. 해당 언론은 또 매입 당시 해당 주택은 11억 8천만 원이었으나, 현 시세는 28억∼30억 원에 이른다며 투기 의혹도 제기했다.

공영운 후보 유세하는 모습. [공영운 후보캠프 제공] 
공영운 후보 유세하는 모습. [공영운 후보캠프 제공] 

보도가 나오자 공 후보의 경쟁자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대한민국 경제 대표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 대표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곧바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증여) 주택은 등기부를 떼어보니 근저당도 하나 설정돼 있지 않다고 한다"면서 "군 복무 중인 22살 아들이 전역하기 한 달 전에 증여했다고 하니 전역 선물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한 이 대표는 "공 후보가 현대차 재직 시절, 2017년 6월 3일 해당 건물을 구입하자마자 7월 10일에 1차적으로 삼표레미콘 부지(성수동) 이전 협약 체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성동구-삼표산업-현대제철(현대차그룹) 간 삼표레미콘 부지 이전(협약)이 최종 체결됐다"며 "현대차 관계자로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라는 의심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 후보는 3월 28일 낸 입장문에서 "2017년 현대차 부사장 재직 시절 은퇴 후 살기 위해 당시 성수동 재개발 지역에 주택을 매입했다"며 "이후 자녀가 향후 결혼 등을 준비함에 있어 집 한 채는 해줘야겠다는 마음에 증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주택 구입 및 증여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군 복무 중인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했다는 사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은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보다 겸허하고 조심스럽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또 "증여 사실은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소상히 신고해 검증 과정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공 후보는 다만 '투기 및 내부 정보 활용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경기 화성을 3자 토론. 공영운 후보, 한정민 후보, 이준석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경기 화성을 3자 토론. 공영운 후보, 한정민 후보, 이준석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4년 4월 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을 통해서 경기 화성을 지역구 후보자 토론이 진행됐다.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현장에 등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는 후보자 요청에 따라 전화로 토론에 참여했다. 이를 겨냥해 이 후보는 “이렇게 헤드셋을 끼고 토론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비꼬았으며 한 후보는 토론에 앞서 “비대면 전화 토론을 하시는 공영운 후보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격적인 토론에서도 공 후보를 향한 집중 공격이 펼쳐졌다. 한 후보는 공 후보의 자녀 주택 증여 문제와 이해충돌 의혹 등을 제기하며 후보자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공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점은 송구하다”면서도 “허황되고 과장된 이야기를 계속하시는 건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공영운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공영운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한편 4·10 총선에 출마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4월 10일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이 당선인은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를 누르고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한다.

제22대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월 11일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며 “오늘의 패배를 교훈으로 삼겠다”고 했다. 공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많이 부족했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글을 올렸다.

공 후보는 “이준석 후보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동탄에 대한 저의 진심은 변치 않을 것”이라며 “저에게 보내주신 과분한 사랑을 평생 빚으로 생각하며 갚아나가겠다”고 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가 2024년 4월 2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가 2024년 4월 2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오동운 후보, 딸·아내 등 ‘가족찬스’ 논란··· 尹 대통령, 공수처장 임명안 재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가 스무살 딸에게 재개발 예정인 토지와 주택을 매매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오 후보자는 2024년 5월 14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 답변서에서 "결과적으로 '세(稅)테크·아빠찬스'로 비치게 된 점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변호사 시절 서초구 우면동 소재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성남시 부동산을 처분하기 위해 제3자와 가계약까지 체결했으나 당사자의 계약 포기로 무산됐다"며 "2020년 9월 초순으로 예정된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에는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이었으므로 부득이 장녀에게 증여를 통해 매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자의 딸은 2020년 8월 재개발을 앞둔 성남시 땅 약 18평과 건물을 4억 2천만 원에 어머니 김모씨로부터 구매했다. 오 후보자로부터 3억 5천만 원을 증여받아 구매대금과 증여세를 지불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2024년 5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2024년 5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5월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오 후보자의 가족 관련 각종 편법·특혜 의혹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많은 국민이 후보자의 '아빠찬스', '남편찬스'에 대해서 큰 분노를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배우자 운전기사 채용 논란을 두고 "변호사 중에 처음 개업하다 보면 사업성이 불안해서 부인이 같이 근무하는 경우는 있다고 들었는데, 후보자는 판사로 20년 근무를 하다가 개업하지 않았나. 사건수임 걱정을 할 이유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자질이 굉장히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오 후보자 배우자와 딸에 대한 채용 특혜·탈세 의혹을 거론하며 "법꾸라지, 법기술자라는 말을 아는가"라며 "본인 문제에 대한 법적 접근이 상당히 기술적"이라고 질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5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5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24년 5월 21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채상병 사건 등을 거론하며 "오 후보자가 대통령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성역 없이 원칙대로 수사하겠다고 밝힌 소신을 존중해서 문제점이 있지만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오 후보자의 가족 관련 편법 증여, 채용 의혹 등을 근거로 한 '부적격' 의견도 병기됐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024년 5월 22일 오동운 제2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는 오 처장과 배우자가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오 처장 부부와 악수를 나누며 축하했다. 또 배우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잘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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