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장호진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한 대책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논의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저녁 8시부터 날리기 시작한 오물 풍선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600여 개가 서울·경기·충청·경북 지역에서 발견됐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오물 풍선 260여 개를 남쪽으로 살포한 데 이어 전날부터 사흘 만에 살포를 재개한 것으로, 모두 합쳐 지금까지 총 900여 개가 식별됐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최근 북한 도발 관련 입장'을 발표해 일련의 도발에 유감을 표하며 "북한이 멈추지 않는다면,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또 오물 풍선을 살포하자 대표적인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 방송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돼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에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천안함 피격 도발(2010년)과 지뢰 도발(2015년),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년)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일시적으로 재개되기도 했다.
군의 한 소식통은 "대북 확성기는 언제든 재개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10여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고, 이동식 장비도 40여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방송은 주로 대한민국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북한 체제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내용이며, 한국 가요를 방송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실패로 끝난 군사정찰위성 발사 이후 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포함해 복합 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는 나흘째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남쪽을 향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벌였으며,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초대형 방사포(KN-25) 18발을 일거에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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