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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령 앞에서 우리는 ‘잘 살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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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령 앞에서 우리는 ‘잘 살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 최승필 지방부국장 화성·오산담당
  • 승인 2016.06.07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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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과 6·25 한국전쟁, 6·29 제2연평해전이 모두 일어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민의 호국·보훈의식 및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정한 달이다.
6월 한 달을 ‘추모의 기간(1~10일)’, ‘감사의 기간(11~20일)’, ‘화합과 단결의 기간(21~30일)’으로 나눠 기간별 특성에 맞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언론·종교계, 청소년 등 온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호국·보훈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가보훈의 상징인 ‘나라사랑 큰 나무 달기 운동’과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달기 운동’ 등을 범국민적으로 전개,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 풍토를 조성하고 국민화합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 1998년 미국에서 개봉한 스티븐스필버그 감독의 대표적인 전쟁영화 ‘라이언일병 구하기’가 문득 떠오른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상징적인 주제는 ‘임무는 단 한 사람(The Mission is a Man)’.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44년 2차 대전이 종전으로 치닫는 치열한 전황 속에서 미 행정부는 전사자 통보 업무를 진행하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4형제 모두 이 전쟁에 참전한 라이언 가에서 며칠간의 시차를 두고 3형제가 이미 전사하고 막내 제임스 라이언 일병(Private Ryan: 맷 데몬 분)만이 프랑스 전선에 생존해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네 명의 아들 가운데 이미 셋을 잃은 라이언 부인을 위해 최고 사령관(대통령)은 막내 라이언을 구하기 위한 특별한 작전을 지시한다. 사령부는 결국 전장에 투입된 막내를 찾아 집으로 보낼 임무를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수차례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한 제2특공대 소속 밀러 대위(Captain Miller: 톰 행크스 분)에게 부여한다.
이는 그 동안 수행했던 임무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것이었다.
라이언 일병의 행방을 찾아 최전선에 투입된 밀러대위와 7명의 최정예 대원들은 미군에게 접수된 프랑스의 한 마을을 지나던 중 의외로 쉽게 그를 찾아낸다. 하지만 임무 완수의 기쁨도 잠시, 그는 제임스 라이언과 성만 같은 다른 인물로 밝혀진다.
다음 날 밀러 일행은 우연히 한 부상병을 통해 제임스 라이언이 라멜 지역의 다리를 사수하기 위해 작전에 투입됐고, 현재는 독일군 사이에 고립돼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단 한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여덟 명이 위험을 감수해야할 상황에서 대원들은 과연 ‘라이언 일병 한 명의 생명이 그들 여덟 명의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인가?’라는 끊임없는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지휘관으로서 작전을 끝까지 책임지고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할 밀러는 부하들을 설득, 독일군과의 간헐적인 전투를 치르는 과정에서 2명의 부하를 잃고 라멜 외곽지역에서 극적으로 라이언 일병을 찾아낸다.
부하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밀러는 “그거 알아? 부하가 죽어나갈 때마다 나 스스로에게 말하곤 해. 그의 죽음으로 다른 둘, 셋, 아니 다른 10명의 목숨을 구한 거라고. 어쩌면 100명일 수도 있고...”
또 “라이언이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길 바라야지. 고향에서 사람들 병을 고쳐주거나 수명이 긴 전구를 만든다거나 말이야...”
수행 중인 임무에 대해 느끼는 회의와 의문, 그러나 그들이 구할 한 사람의 가치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 등이 동시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결국 라이언 일병을 찾아 낸 밀러 대위는 형들의 안타까운 전사 소식을 전한 뒤 홀 어머님이 계신 집으로 함께 돌아갈 것을 최고 사령관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그러나 라이언은 다리를 사수해야 할 동료들을 사지에 남겨두고 혼자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다. 결국 밀러대위와 나머지 대원들은 라이언의 부대원들과 함께 다리를 사수하기로 하고 작전에 돌입한다.
곧이어 독일군의 전차부대가 다리 근처로 진입하면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된다. 전투 결과 다른 미군의 지원으로 다리를 사수할 수 있었으나 마지막까지 라이언의 생명을 지키려다 밀러대위는 안타깝게 가슴에 총탄을 맞고 쓰러진다.
그는 마지막으로 라이언 일병에게 “헛되이 살지 말고 우리 몫까지 잘 살아달라”며 대원들이 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음을 증명해 줄 것을 부탁한 뒤 눈을 감는다.
먼 훗날 백발의 노인이 된 라이언은 가족과 함께 밀러 대위의 무덤을 찾아 묘비 앞에서 “나는 나름대로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며 밀러 대위가 부탁한 약속을 어기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인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 한국전쟁이 발생했다. 1953년 7월 27일에 비로소 휴전협정이 이뤄짐으로써 3년 1개월에 걸친 전쟁이 중지되면서 휴전이 성립됐으나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국군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국군은 사망 13만7899명, 부상 45만742명, 실종 2만4459명, 포로 8343명의 피해를 입었다. 미국은 사망 3만6940명, 부상 9만2134명, 실종 3737명, 포로 4439명 등 16개국이 참여한 연합(UN)군의 전사자는 4만676명, 실종 및 포로 9931명에 이른다고 한다.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충혼은 영원히 겨레 가슴에 님들은 불변하는 민족혼의 상징. 날이 갈수록 아~ 그 충성 새로워라’ 조지훈 시인이 가사를 쓴 ‘현충일 노래’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겨레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무덤 앞에서 “당신들의 몫 까지 나름대로 잘 살았다”며 떳떳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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