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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스쿠버 중 수산물을 불법채취'큰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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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스쿠버 중 수산물을 불법채취'큰코 다친다
  • 속초/ 윤택훈기자
  • 승인 2016.06.16 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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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레저스포츠를 즐기러 바다를 찾는 동호인과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수산물을 불법으로 채취하다가는 큰코다친다. 불법 채취하다가 걸리면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으로 최대 1000만원을 벌금으로 물어야 한다. 실제로 수산물을 채취한 다이버들이 최근 잇따라 적발돼 예외 없이 벌금을 내게 됐다. 무리하게 수산물을 채취하려다가 공기 부족이나 폐그물 탓에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도 생겼다. 스킨스쿠버는 수산물 채취가 아닌, ‘눈으로 즐기는 스포츠’라는 본래 목적을 벗어나면 낭패를 당한다고 해경은 경고했다.

◆스킨스쿠버 수산물 채취는 ‘명백한 불법’…양식장 아니면 ‘맨손은 합법’
 최근 속초에서 스킨스쿠버 중 수산자원을 불법으로 채취한 동호회 회원들이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으로 줄줄이 붙잡혔다.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최모씨(60) 등 3명이 속초항 북동쪽 1㎞ 지점에서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수산물 110여 마리를 잡아 입항하다가 적발됐다.
 11일에도 해산물을 불법으로 채취한 김모씨(54)가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혐의로 속초해양경비안전서에 붙잡혔다.
 지난달 15일 경북 포항시 청하면 마을어장에서는 박모씨(43) 등 3명이 붙잡혔다. 스쿠버 장비를 갖추고 물에 들어가 문어, 해삼 등 수산물을 불법 채취했기 때문이다.
 수산물 채취 허가 없이 수산물을 포획하거나 채취하면 1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수산자원관리법은 규정한다.
 해수욕하다가 맨손으로 조개나 물고기를 잡으면 문제없다.
 투망, 외줄낚시, 쪽대, 외통발, 집게, 갈고리, 호미 등 도구와 맨손 등을 이용한 채취는 합법이기 때문이다.
 놀이객이 바다 체험 등 목적일 때는 수산물 포획을 일부 허용하는 것이다.
 맨손이라도 마을 공동 양식장 등 소유권이 정해진 해역에서 잡으면 절도에 해당한다.
 스킨스쿠버들이 수산물 채취 문제로 어촌계와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제주에서 스킨스쿠버 업체와 서귀포 어촌계가 서귀포항 인근 바다 이용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수산물 불법 채취가 분쟁의 원인이다.
 서귀포항 동방파제 앞 해상에서 활동하는 스킨스쿠버 28명은 지난달 25일 지역 해녀들이 업무를 방해했다며 제주 경찰에 고소했다.
 절차를 밟아 정식 허가를 받은 스킨스쿠버 교육을 해녀들이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해녀들은 “이들이 교육 차원을 넘어 수산물을 불법 채취했다”며 반박했다.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는 최근 일선 서에 불법 수산물 채취 단속을 지시했다. 동해안과 남해안 등에서 스쿠버 장비를 사용한 수산물 불법 포획이 빈발한 데 따른 조처다.
 해경 관계자는 “스킨스쿠버는 어획물을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즐기는 스포츠”라며 “‘예쁘다’고 하나라도 채취하면 처벌을 받는다”고 말했다.

◆ 무리한 불법 채취 ‘숨지기도’…해경 “안전사고 예방에 중점”
 수산물 채취에 욕심을 내다가 재앙을 맞기도 한다.
 15일 해경에 따르면 무리하게 수산물을 채취하다가 스킨스쿠버가 숨지는 사고 종종 생긴다.
 속초해경이 2년간 스쿠버다이버 사망 사고 12건(2014년 7건, 2015년 5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4건이 수산물 채취 중 공기 부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폐그물에 걸려 숨진 사례다.
 지난해 8월 강원 양양군 현남면 동쪽 약 1.5㎞ 해상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던 남성이 수심 약 35m 해저에서 폐통발 줄에 양다리가 감겨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의 주머니에서는 수산물이 발견됐다.
 2014년에도 6월에도 속초시 영금정 동쪽 1.5㎞ 해상에서 한 남성이 수심 43m의 해저바닥에 가라앉아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남성의 공기통에는 공기가 모두 바닥났고, 주머니에는 수산물이 있었다.
 해경은 공기가 모두 소모된 사실을 모른 채 수산물을 채취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해경이 ‘수산물 불법채취 단속’보다 ‘안전사고 예방’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잠수해서 추적할 수 없고 제한된 인원으로 모든 지역을 단속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순찰을 하되 스킨스쿠버 동호인들이 선호하는 곳에서는 단속도 병행한다. 속초·고성·양양의 주요 지점 인근 항구에 잠복해 있다가 입항 때 포획물과 도구를 보고 불법 채취자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속초해경 관계자는 “스킨스쿠버 불법 행위 단속은 국민 생명을 지키는 기본업무다. 어민에게는 바다가 엄연한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또 위험한 만큼 불법채취를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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