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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삼봉 정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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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삼봉 정도전
  • 정재하 강원 동해경찰서 천곡지구대 순경
  • 승인 2016.12.0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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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문화재청은 삼봉 정도전의 <조선 경국전>을 보물로 지정했다. <조선 경국전> 은 삼봉 정도전이 조선을 개창하면서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민본(民本)’ 의 통치규범을 밝힌 ‘법전’ 이자 ‘건국 강령’ 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경국전> 은 조선왕조 500년을 지탱한 법전 <경국대전> 의 모체가 되었기 때문에, 개인이 펴낸 편찬물로는 이례적으로 보물로 지정되었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조선 경국전> 에 기재된 삼봉 정도전의 ‘민본 사상’을 잠깐 소개해 본다. “나라의 근본은 민(民, 백성)이다. 하늘이 민을 내면서 따로 인군(仁君, 어진군주)을 낸 것은 그로 하여금 민이 잘살도록 보살피고 편안하게 다스리라는 것이다” “민은 지극히 약한 사람이지만 폭력으로 협박하려 해서는 안 된다. 또 민은 지극히 어리석지만 꾀로서 속이려 해서도 안된다. 민심을 얻으면 민은 군주에게 복종하지만 민심을 잃는다면 민은 군주를 버린다. 민이 인군에게 복종하고 버리는 데에는 털끝만큼의 차이가 없다” “남의 음식을 먹는 자는 남을 책임져야 하고, 남의 옷을 입는 자는 남의 근심을 품어야 한다. 관리는 민이 만든 음식을 먹고 옷을 입는다. 그런데도 그 고마움을 모르고 자리에 연연하며 유유자적 즐기려고만 한다” “민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고 나라 살림은 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민을 업신여기는 나라는 오래갈 수 없다”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다른 방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따라서 하늘을 받드는 것이다. 순임금에게 천하를 물려준 것은 요임금이 아니라 민심이었다” 600년 전 <조선 경국전> 에 담겨 있는 ‘민본사상’ 은 2016년 현재 대한민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혹자는 삼봉 정도전의 민본사상이 18세기 서구에서 등장한 ‘사회계약론’ 보다 400년 앞선 사상이라고 평한다.

이 ‘민본사상’ 은 국민과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수호해야 하는 경찰관이 항상 몸에 지녀야 할 가치라는 것을 지역경찰 근무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정도전이 지은 <조선 경국전> 이 보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이 마치 먼 일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때마침 최근 <정도전의 야망> 3권을 지으신 전 진해경찰서장 윤만보 선배는 지역경찰에서 근무한 지 갓 1년된 싱싱한 신임 경찰에게 “부디 국민의 귀감이 되는 훌륭한 경찰이 되시기 바랍니다.  국민을 섬기는 겸손한 관리가 경영하는 나라가 오래갑니다” 라는 조언을 보내며 격려를 당부해 마지 않았다. 역시 우리 경찰의 DNA는 국민과 가장 가까운 데서 호흡하는 ‘민본사상’ 에 있지 않나 싶었다. 아무리 사소한 민원이라도 정도전의 ‘민본’을 가슴에 품고 항상 민원인의 입장에서 해결하는 지역경찰이 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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